[이효봉의 THE INTERVIEW] “내 수비? 솔직히 아직은 50점짜리”

입력 2012-09-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유격수 오지환은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지닌 ‘LG의 미래’다. 수비에서도, 타격에서도 아직은 미진한 부분을 많이 보이고 있지만 올 시즌 전 경기 출장을 통해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인 ‘경험’을 충실히 쌓아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성격이 급해 평범한 타구 실수해 멘붕
올해 수비로 인정 목표 무색 최다실책
타격도 스윙 문제 노출 최다삼진 수모
전경기 뛰며 생애 첫 100안타 수확도
수비든 방망이든 될 때까지 연습할 것
그래서 내년 골든 글러브에 다시 도전


LG 오지환(22)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유격수다. 19일까지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타율 0.242, 12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득점, 도루, 안타에선 이미 개인 최고 성적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다삼진과 최다실책 1위라는 꼬리표도 달고 있다. 풀타임으로 처음 뛰었던 2010년에도 가장 많은 삼진과 실책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그는 LG의 희망이다. 3할에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고, 언젠가는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오지환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매력이 넘치는 선수다.


○최다실책! 하지만 자신감 늘었다!

-한 시즌이 끝나간다. 올 시즌 어땠나?


“아직 제 자신이 많이 모자라다는 것을 느꼈어요. 특히 수비에서 아쉬움이 커요.”


-올해도 실책이 가장 많다. 2010년에도 가장 많았고.

“스프링캠프부터 올해는 수비만 생각했어요. 솔직히 타격은 큰 신경 안 썼죠. 정말 수비로 인정받고 싶었는데…. 잘 안됐어요.”


-풀타임이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스스로 느끼는 수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엉뚱한 에러죠. 멘탈 붕괴되는 실책. 평범한 타구에 실수가 많았어요.”


-왜 그런가?

“급한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자꾸 빨리 하려고 하다가 실수하고, 다음플레이 생각하다가 실수하고.”


-그래도 유지현 코치는 수비가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저에게는 칭찬 잘 안 해주세요. 제가 경기하면서 가장 기분 좋을 때가 언제인줄 아세요?”


-글쎄….

“가끔 수비한 뒤에 덕아웃 보면 코치님이 박수를 쳐주시죠. 그때 날아갈 것 같아요.”


-스스로 생각하는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는 몇 점인가?

“점수 매길 수준도 아니죠. 한 50점. 아직 기본기가 많이 모자라요. 유 코치님이 항상 ‘공은 글러브가 아니라 발로 잡는다’고 말씀하시는데, 푸트워크나 핸들링이 많이 약해요.”


-2010년 유격수 오지환은 몇 점인가?

“그땐 10점. 아무것도 모르고 야구했어요.”


-송구는 어떤가?

“올해 송구실책이 몇 개 있었지만, 송구만큼은 자신 있어요.”


-내년에는 최다실책 불명예를 벗어야 할 텐데….

“올해 실책 15개 이하를 목표로 잡았는데 잘 안됐어요. 하지만 전체적인 수비는 확실히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수비하면서 이제는 마음도 편하고요. 내년에는 적어도 80점 유격수는 되어야죠.”


○최다삼진! 타이밍이 불안하다!

-올해 삼진도 가장 많이 당했다.


“타이밍과 스윙 궤도에 문제가 있어요. 삼진을 구조적으로 많이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어떤 이유인가?

“제가 타이밍이 많이 늦어요. 특히 빠른 공에 밀리죠. 직구를 노려서 직구를 스윙했는데, 안 맞는 거예요. 미칠 지경이죠.”


-스윙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파도스윙이라고 하죠. 스윙이 크게 돌아 나오면서 출렁거리는 스윙이에요. 직구에는 늦고, 오히려 변화구에는 타이밍이 맞아요.”


-변화구를 쳐서 안타 만드는 것을 많이 봤다.

“노리고 친 건 거의 없어요.”


-해결책은 있나?

“1년 동안 전 경기에 나가면서 ‘내 것’이 조금 생겼어요. 경험을 통해서, 많은 실패를 통해서 얻은 거죠. 좌우 팔의 밸런스도 생각을 하게 되고, 스윙에 대한 해법도 어렴풋이 찾게 됐어요.”


-좌우 팔의 밸런스는 무엇인가?

“제가 왼팔이 오른팔보다 훨씬 강해요. 좌타자는 오른팔이 리드를 해야 하는데 저는 왼팔이 주도하죠. 훈련을 통해서 밸런스를 맞출 생각입니다.”


-올해 도루를 19개 했다. 베이스러닝은 어떤가?

“저는 누상에 나가면 신이나요. 막 뛰고 싶고 도루도 해마다 30개는 하고 싶어요.”


○20홈런-20도루! 제 꿈이죠!

-신인 때 20홈런-20도루가 목표라고 했다.


“얼마 전 강정호(넥센) 선배가 20-20을 했잖아요. 많이 부러웠어요. 유격수로 세 번째 20-20은 꼭 제가 하고 싶어요. 20-20도 한번이 아니라 적어도 5번쯤 하고 싶습니다.”


-20-20을 하려면 홈런을 좀더 쳐야 한다.

“2010년 13개를 쳤고, 올해는 12개를 쳤어요. 타이밍만 좋아지면 20개도 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타석에서 여유가 없는 편인데 타석에서 편해지면 또 다르죠.”


-후반기에 1번타자로 뛰었다. 어떤 경험이었나?

“출루만 생각했어요.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했죠. 그러다 보니까 공을 좀더 열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타순이 있나?

“2번이 좋아요. 번트 하고, 팀배팅 하고, 찬스 이어주는 게 좋아요. 아직 제 실력이 1번이나 중심타선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고요. 하위타선이나 2번 정도죠.”


-올해는 전 경기 출장하면서 처음으로 100안타도 넘었다.

“전 경기 출장은 좋은 경험이에요.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100안타도 저에게는 값지고요.”


○안되면 될 때까지 한다!

-오지환의 장점을 멘탈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제가 생각은 항상 긍정적으로 해요. 긍정적이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니까요. 항상 지금보다 나은 제 모습을 그리면서 도전합니다.”


-훈련으로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나?

“저는 안 되면 될 때까지 해요. 스프링캠프 때도 매일 특수를 자청했죠. 하루 펑고 500개 기본에 1000개를 받는 날도 많았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1군에서 전 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고 있고요.”


-여러 면에서 미완성이지만 팬들의 기대가 크다.

“감사하죠. 많은 분들이 저의 가능성을 믿고 계신 것 같아요. 내년에는 무조건 잘해야죠. 내년에도 올해처럼 야구하면 창피하니까요.”


○유격수 골든글러브 받겠다!

-오지환이 스스로 꿈꾸는 오지환은 어떤 선수인가?


“음…. 3할 치고 도루 30개 하면서 20-20도 하고, 그리고 골든글러브를 받는 유격수죠.”


-골든글러브는 당연한 꿈이겠지.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 선수가 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꼭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은 이유가 있어요.”


-어떤?

“유지현 코치님께 꼭 안겨드리고 싶어요. LG에서 골든글러브 받은 유격수는 유지현 코치님뿐이잖아요. 많이 부족한 저 때문에 정말 애 많이 쓰세요.”


-내년에는 어떤 오지환일까?

“아직 내년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시즌 끝나고 일단 열심히 훈련할 생각이고요. 내년에는 쉬운 타구를 100% 처리하는 유격수가 되고 싶어요. 수비에서나 타석에서나 팬들에게 기대감을 주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LG 오지환?

▲생년월일=1990년 3월 12일
▲키·몸무게=186cm·80kg(우투좌타)
▲출신교=군자초∼자양중∼경기고
▲프로 경력=2009신인드래프트 LG 1차 지명·입단
▲2012년 연봉=4800만원
▲2012년 성적(20일 현재)=121경기 422타수 102안타(타율 0.242) 12홈런 50타점 19도루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