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어쿠스틱 “위로와 치유의 음악 담았어요”

입력 2012-09-26 12: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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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어쿠스틱. 사진제공|달과별뮤직

혼성밴드 바닐라 어쿠스틱이 데뷔 4년 만에 첫 정규앨범을 내고 활동에 나섰다.

2008년 데뷔해 2장의 미니앨범과 3장의 싱글을 낸 바닐라 어쿠스틱은 최근 첫 앨범 ‘반지하 로맨스’를 발표했다.

“데뷔 5년차인데 정규앨범이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만들어뒀던 곡들을 무게감 있게 담고 싶었다. 싱글이 만연한 상황에서 앨범은 ‘음악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가 있다.”

바닐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바닐라 어쿠스틱은 기타, 프로듀서 바닐라맨(정재원·32), 보컬 성아(이성아·28), 기타와 아코디언, 작곡을 맡은 타린(한재원·20)으로 이뤄졌다. 타린은 팀을 탈퇴한 전 멤버 나래를 대신한 새 멤버로, 이번 ‘반지하 로맨스’에 처음 합류했다.

어리지만 깊은 감성의 타린을 영입한 바닐라 어쿠스틱은 공연에 적합한 라인업을 구성하면서 홍대 일대를 무대로 많은 길거리 공연을 벌이고 있다.

또한 타린은 ‘내게 와요’ ‘사이다’를 작곡해 기존의 분위기와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느낌을 주며 팀에 참신하고 신선한 이미지와 함께 새로운 색깔을 부여하고 있다.

기존 멤버인 바닐라맨과 성아는 “복덩어리가 들어왔다. 라이브 공연에 맞는 포메이션이 됐다. 팀에 기운이 넘친다”며 타린의 합류를 반겼고, 타린은 “가수 데뷔 후 음악을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인디밴드답게 앨범 제작부터 활동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온 이들은 수많은 ‘홍대 밴드’가 뜨고 지는 시간 동안 차분하고 무겁게 자신들의 길을 걸어왔다. 첫 앨범에는 무엇인가에 특별히 중점을 두기보다 평범한 현재의 ‘우리 모습’을 담았다.

앨범 제목이자 타이틀곡인 ‘반지하 로맨스’는 반지하에 사는 남성이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며 상념에 젖는 내용의 미디움 템포의 마이너곡이다. 곡을 이끌어 가는 클래식 기타의 리프와 코드톤이 쓸쓸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마이너적인 감성과 읊조리는 듯한 바닐라맨과 성아, 두 보컬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다.

노래의 후반부에 소나기처럼 등장하는 MC스나이퍼의 랩은 곡과 묘하게 어울리면서 노래에 신선함을 더한다.

‘위로의 여신’은 이번 앨범의 테마가 되는 노래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음악을 안겨주고 싶다는 의미로 담은 곡이다.

바닐라 어쿠스틱의 ‘반지하 로맨스’는 발표 당일 지드래곤의 ‘그XX’, 오렌지캬라멜의 ‘립스틱’ 등을 제치고 소리바다 등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앨범 발매 전 ‘선글라스’와 ‘쿠키, 커피’를 선공개하면서 기대치가 높아졌고, ‘반지하 로맨스’가 그 기대를 충족시킨 결과다.

“MC스나이퍼의 랩이 한 몫했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무엇보다 음악이 좋아서 1위를 할 수 있지 않았겠나. 사람들이 은근히 우리 팀을 많이 알고 있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바닐라 어쿠스틱만의 특정 색깔을 정해놓고 갇히기는 싫다. 우리의 음악을 자유롭게 하면서 ‘오래 가는 팀’이 되고 싶다. 오래 남아서 우리의 음악을 계속 들려주고 싶다. 바쁘게 살다가도 10년 후쯤 문득 돌아봤을 때, 여전히 그 자리에서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팀 말이다.”

바닐라 어쿠스틱은 10월7일 오후 6시 서울 서교동 롤링홀에서 공연을 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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