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공연장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맨 위로부터) 배우 황정민(왼쪽)이 돈키호테로 출연하는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국민엄마’ 강부자(왼쪽)의 열연이 돋보이는 ‘친정엄마와 2박3일’, 재미와 교훈이 담긴 어린이 뮤지컬 ‘비틀깨비’.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아이스타미디어·즐거움의 숲
‘셜록홈즈…’ 홈즈팬이라면 관람 필수
‘서툰사람들’ 장진 특유 유머코드 담아
‘친정엄마와…’ 강부자 열연 감동 두배
‘볼쇼이’ 환상적인 무대에 탄성이 절로
‘비틀깨비’ 아이들과 함께 즐기면 최고
올해 추석은 징검다리 연휴를 포함해 최대 5일까지 연휴를 즐길 수 있다. 부디 모처럼의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금쪽같은 연휴가 끝나버리는 비극을 맞지는 마시길.
여행 가방을 꾸리는 것도,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TV와 지내는 연휴계획도 좋지만 하루쯤 모처럼 한가로워진 도심의 공연장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 추석 연휴기간 동안 마음에 휴식을 주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공연을 소개한다.
● “노래, 춤, 연기를 한 번에” 뮤지컬
우선 뮤지컬에서는 10월 21일에 막을 내리려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에 힘입어 12월 31일까지 연장공연을 하게 된 ‘맨오브라만차’가 추천 ‘0순위’다.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의 고전으로 황정민과 서범석의 섬세한 연기, ‘미친 가창력’의 홍광호가 3인 3색의 ‘돈키호테’를 보여준다.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명곡 ‘임파서블 드림’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람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서울 잠실동 샤롯데시어터, 12월 31일까지)
‘셜로키언’이라는 골수팬을 만들어 낸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도 추석 연휴에 강추할만한 작품이다. 해외 라이선스 작품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순수 우리나라 창작품이다. 살짝 엽기적인 면도 있는 주인공 셜록 홈즈(송용진 분)가 앤더슨가의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1월 4일까지)
‘왕세자실종사건’은 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전통의 명절인 추석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2011 년에는 실제로 경희궁 숭정전에서 20일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어린 왕세자가 실종되고 이를 조사하면서 드러나는 내시와 나인의 가슴 아픈 사랑, 왕과 중전의 질투 등이 복잡하게 얽힌다. 영화 필름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플래시백 연출이 참신하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1관, 10월 28일까지)
● “웃음 속에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연극
영화감독 장진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서툰 사람들’은 다소 난해하다는 평을 들은 전작 ‘허탕’과 달리 장진 특유의 유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며 터는(?) 서툰 도둑 장덕배와 아무리 도둑이라도 의견 차이가 있으면 반드시 짚고 나가야 하는 까칠한 집주인 유화이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서울 동숭동 아트원씨어터 2관, 12월 31일까지)
연기파 배우 강신일이 출연하는 ‘거기’도 주목할 작품. 부채끝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마저 ‘부채끝’인 강원도의 작은 마을. 노총각들이 우글거리는 카페에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하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가 중심이다. 거나하게 벌어지는 술판,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가 재미를 더해준다. (서울 동숭동 아트원씨어터 3관, 11월 25일까지)
강부자와 전미선이 열연하는 화제작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엄마와 딸이 함께 보며 모녀의 정을 확인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강부자는 ‘국민엄마’, ‘관객과 함께 울어주는 배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10월 28일까지)
● “엄마, 아빠 최고!” 어린이 공연
‘2012 볼쇼이 아이스쇼’는 ‘김연아 키즈’인 자녀들에게 환상적인 선물이 될 듯.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백조의 호수’다. 얼음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활함, 율동, 고난도 테크닉, 드라마틱한 연기를 볼 수 있다. 네 마리의 백조가 하늘을 나는 장관도 기대할 것.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 10월 7일까지)
가족뮤지컬 ‘비틀깨비’는 8월 제1회 예그린어워드 아동·청소년부문에서 최고작품상, 연출상, 작사·작곡상을 받은 작품이다.
제각각 독특한 외모와 능력을 지닌 도깨비(비틀깨비)들이 소리산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리산의 저주가 풀리고 아름다운 꽃비가 쏟아지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즐거움 함성을 지르게 된다.(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아트홀, 9월 29일∼10월 10일까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