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핫이슈] ‘가을 히어로’ 용덕한 vs 용덕한 꿰뚫은 김태형코치

입력 2012-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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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덕한. 스포츠동아DB

SK는 용덕한을 유리알 보듯 했다…왜?

SK배터리코치 김태형은 용덕한의 스승
8년간 두산서 한솥밥…올부터 새 둥지
김태형 코치 “단점까지도 훤히 잘 안다”


포스트시즌은 수비형 포수의 재발견 시기다. 1993년 플레이오프(PO)에서 포수 출신 우용득 감독(삼성)은 박선일을 중용해 LG를 3승2패로 꺾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KS)에서 해태에 무더기 도루를 허용하며 무너졌는데, 박선일의 부상 결장 공백이 컸다. 1995년 PO에선 롯데 강성우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이름을 날렸다. 1차전에서 시즌 20승 투수 이상훈(당시 LG)에게 3점홈런을 날리며 5타점을 올렸고, 홈 블로킹도 3개나 기록했다. 강성우는 안정된 투수리드까지 곁들여 결국 팀을 그 해 KS에 올려놓았다.


○박선일∼강성우의 뒤를 잇는 ‘가을 스타일’ 수비형 포수

올 가을 또 한 명의 수비형 포수가 잔잔한 파장을 낳고 있다. 강민호의 부상 공백을 틈탄 용덕한(롯데)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PO 진출에 공헌했다. 16일 문학에서 열린 SK와의 PO 1차전에서도 선발 마스크는 그의 차지였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1차전에선 강민호를 대타로 낼 것이다. 2차전에는 강민호의 선발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강민호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만큼 이후에도 용덕한의 활용가치는 있다. 올 시즌 도중 두산에서 트레이드된 용덕한은 친정팀의 주요파일을 다운로드해온 듯 준PO에서 두산 타자들을 훤히 꿰뚫어봤다. 그러나 SK와의 PO에선 반대의 입장에 서야 한다. SK 김태형 배터리코치가 지난 시즌까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용덕한과 김태형 코치의 8년 인연

김태형 코치는 용덕한이 2004년 두산에 입단했을 때 배터리코치였다. 선수시절 비록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노련한 인사이드워크로 이름을 날린 만큼, 신인 포수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컸다. 용덕한은 초등학교 시절 부모가 이혼하는 등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야구를 했다. 입단 2년 차인 2005년에는 자신을 홀로 키운 부친까지 세상을 떠나는 등 가슴 아픈 개인사를 겪었다. 김 코치는 그런 용덕한에게 애틋한 마음으로 다가섰고,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용덕한은 “(김태형) 코치님께서는 투수 리드에 대해서도 항상 나중에 말씀하셨지, 직설적으로 앞에서 말씀하시는 스타일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두산 꿰뚫던 용덕한 vs 용덕한 꿰뚫는 김태형 코치

8년간 함께 두산에서 생활했던 둘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김태형 코치가 SK로 이적하면서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용덕한 역시 서울을 떠나 부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김 코치는 제자격인 용덕한의 올 가을 활약을 훈훈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이제는 적으로 만난 처지. 김 코치는 누구보다 용덕한을 잘 아는 지도자다. SK 코칭스태프는 용덕한의 영리한 리드는 물론, “송구 능력이 뛰어나지 않고, 가끔씩 투수 중심이 아니라 포수 중심의 리드를 한다”는 단점까지도 꿰뚫고 있다. 하지만 용덕한도 “나를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며 뒤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팀 도루 최하위(104개)인 SK는 PO 1차전에서 6회말에만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용덕한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양승호 감독은 1-2로 뒤진 7회초 1사 1루서 용덕한을 대타 강민호로 교체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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