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투구 읽기] 2사만루 위기대결…장원삼 웃고 마리오 울었다

입력 2012-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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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왼쪽)-마리오. 대구|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장, 낮은 슬라이더로 박정권 잡고 탈출
2회부턴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쾌투

마, 3회 높은 체인지업 최형우에 만루포
박석민에 볼넷…심리적으로 위축도


똑같은 2사 만루 위기서 삼성 선발 장원삼은 살아남았고 SK 선발 마리오는 무너졌다. 장원삼은 1회 2사 만루서 낮은 슬라이더로 위기를 넘겼고, 마리오는 3회 2사 만루서 높은 체인지업을 던져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승부는 공 하나로 결정됐다. 삼성은 여유 있는 승리로 필승조를 아꼈고, SK는 이틀 연속 필승조를 내세울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 장원삼, 다승왕다운 피칭!

1회가 승부처였다. 2사 후 최정에게 2루타를 맞고 이재원과 김강민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볼카운트 1B-1S서 슬라이더를 던졌다. 가운데서 낮게 휘어져 나갔고, 박정권을 중견수 플라이로 막았다. 1회 가장 무브먼트가 좋았던 슬라이더를 선택한 게 적중했다. 1회 위기를 넘기고는 완벽했다.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을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6회 정근우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승패와는 무관했다. 6이닝 7탈삼진 1실점. 다승왕다운 훌륭한 피칭을 했다.


○ 삼성, 마운드 높이에서 앞선다!

삼성은 7회부터 고든과 정현욱, 차우찬을 내세워 1이닝씩 던지게 했다. 필승조를 아끼고도 마운드의 강력한 힘을 과시했다. 9회 등판한 차우찬의 공에 특히 힘이 넘쳤다. 1·2차전을 통해 삼성은 마운드 운용이 류중일 감독의 뜻대로 됐다. 홈 2연승과 함께 상대에게 힘의 우위를 마음껏 과시했다.


○ 마리오, 통한의 만루홈런 허용!

3회 마리오가 최형우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순간 승패가 결정됐다. 볼카운트 2B-1S서 던진 서클체인지업이 높았다. 좀더 신중하게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2사 1·2루서 타격감이 좋지 않은 4번 박석민과 승부하지 못한 것도 실수다. 박석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심리적으로 상당히 쫓겼다. 2회까지 삼진 3개를 잡으며 완벽한 피칭을 했고, 컨디션도 좋았기에 더욱 아쉽다.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 한 이닝에 6실점해서는 이길 수 없다.


○ 실투와 홈런, 승부를 가르다!

1·2차전 모두 SK는 선취점을 내줬고, 단 한차례도 앞서가지 못했다. 최강 왼손 듀오 박희수와 정우람이 등판할 기회가 없었다. 결국은 실투다. 1차전 윤희상의 높은 포크볼이 이승엽의 2점홈런, 2차전 마리오의 높은 체인지업이 최형우의 만루홈런으로 연결됐다. 1·2차전 모두 SK 선발의 실투와 홈런으로 승부가 났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삼성의 결정구는 직구다. 반면 SK는 직구보다 변화구에 중점을 둔다. 어느 팀이든 실투를 없애야 산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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