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KS 만루포, 우승 보증수표 쐈다

입력 2012-10-2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최형우는 KS스타일

2차전 승부 결정짓는 한방…2연승 선봉
삼성 창단 첫 KS만루포 시즌 부진 만회
역대 KS서 만루포 때린 팀들 모두 우승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KS)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소속팀 선수 중 MVP(최우수선수)가 될 만한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최형우!”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최형우가 훈련을 하면서 MVP는 자기 거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더라. 정규시즌에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잘 해준다면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형우는 류 감독의 기대대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S 2차전에서 3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2연승의 선봉에 섰다. 2-0으로 앞선 2사 만루서 SK 선발 마리오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서 바깥쪽 높은 실투(체인지업)를 놓치지 않고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 한방으로 2차전 승부는 사실상 일찌감치 삼성으로 기울어졌다.


○정규시즌 부진 만회한 한방

최형우는 25일 경기에 앞서 “1차전에서 최형우가 못했다는 기사만 30개나 봤다”며 웃었다.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으니 할 말은 없었다. 그러나 1차전 1회 좌익수 플라이도 잘 맞은 타구였고, 6회 1사 1·2루서 중전안타성 타구를 김강민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냈기 때문에 타구의 질과 내용은 괜찮았다고 판단했다. 스스로 “MVP는 내 것”이라고 공언한 데 대해 “일부러 그랬다. 긴장도 덜고 마음도 다잡기 위해 큰 소리 좀 쳤다”며 웃었다.

그는 올 시즌 후반기 맹활약으로 타율을 0.271까지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시즌 중반까지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14홈런과 77타점은 지난해 MVP급 활약을 펼친 성적(타율 0.340, 30홈런, 118타점)에 한참 못 미친다. 이날의 만루홈런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한방인 동시에 정규시즌 부진을 단숨에 만회하는 강렬한 홈런포였다.


○KS에서 만루홈런 치면 우승?

최형우의 25일 만루홈런은 KS 사상 3번째 만루홈런이다. 1982년 OB 김유동이 삼성과의 KS 최종 6차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초 이선희를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친 것이 최초. 이후 2001년 두산 김동주가 삼성과의 KS 4차전에서 역대 2번째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2회 8점을 내주고도 3회 12점을 뽑아내 대역전극을 펼칠 때, 10-8로 역전 후 만루포를 뽑아내 승부를 갈랐다. 종전 2차례 만루홈런을 터뜨린 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2차례 만루홈런의 희생양이었다. 최형우의 이날 그랜드슬램은 그래서 삼성이 때려낸 최초의 KS 만루홈런이자, 아픔의 역사를 지우는 짜릿한 한방이었다. 최형우의 만루홈런이 우승의 보증수표가 될지 궁금하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