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제작’ 더 치어스 “어디로 튈지 우리도 몰라요”

입력 2012-11-19 12: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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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치어스. 사진제공|키위뮤직

“사이다처럼 톡톡…, 어디로 튈지 우리도 몰라요!”

외모만 보더라도 범상치 않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여자는 머리를 노랗게 물들였고, 남자는 초록색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다.

게다가 “도대체 어디서 구입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한 액세서리가 목과 양손가락에 가득하다. 원색의 반짝이 소재 옷을 즐겨 입는 두 사람은 혼성듀오 더 치어스(The Cheers)다.

‘로빈’과 ‘명미’로 구성된 더 치어스는 인기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김형석의 제자로, 최근 데뷔음반 ‘야(YA)’를 발표하고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닌다.

“이 정도면 무난하고 괜찮을 줄 알았다”는 이들은 “음악방송에 나갔더니 우리가 제일 튀더라!”며 새삼스럽게(?) 놀랐다.

서로를 가리켜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줄임말로 신조어)”이라며 웃는 이들은 스타일만큼은 전혀 다르다. 극과 극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말도 못해요. 얼마나 잔소리를 하는지 제가 숨만 쉬어도 잔소리를 해요. 저는 기분이 좋으면 그대로 표현하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맘 내키는 대로 하는 스타일인데, 오빠는 그게 마음에 안들 때가 많은가 봐요.”(명미)

“말 안 듣는 여동생 같아요. 인디에서 프로의 세계로 나왔으니까 좀 가릴 건 가려야죠. 그래도 명미가 있어서 우리 팀 색깔도 확실해졌고, 제가 곡을 쓰면 이 친구가 가사를 쓰고, 노래에 맞는 춤까지 만드니까 서로를 더 빛나게 해주는 ‘실과 바늘’같은 존재에요.”(로빈)

로빈의 말대로 이들은 인디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2008년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부터 밴드로 활동했어요. 같이 음악을 하던 한 친구가 팀을 나가는 바람에 그 자리가 공석이 됐어요. 공석을 채우기 위해 학교에서 수소문해보니 ‘무대에만 올라가면 접신하는 친구가 있다’고 소개시켜 주더라고요. 명미가 학교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확’ 갔죠.”(로빈)

이렇게 만난 이들은 틈만 나면 티격태격하면서도 음악을 할 때는 하나가 됐다. 그런 후 당시 전공교수였던 김형석을 만나 프로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명미는 “길냥이 두 마리가 극적으로 구출된 것”이라고 나름대로 진지하게 설명했다.

개성 강한 이들을 눈여겨 본 김형석은 로빈에게 만들어놓은 곡을 가지고 오라고 주문했고, 이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김형석에게 트레이닝됐다.

“자꾸 곡을 들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테스트 아닌 테스트였던 거죠. 지칠 때면 가끔 응원의 말 한마디를 흘려주시고, 그렇게 2년이 지났어요. 어느 순간 ‘우리 계약하자’라고 하시더라고요. 깜짝 놀랐죠.”(로빈)

“힘들고 불안하긴 했지만, 그 시간이 우리를 만들어준 거죠.”(명미)

김형석은 이들의 개성과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허허벌판에 자유롭게 풀어 놓는다. “너희들이 잘하는 것을 마음대로 해보라”는 뜻에서다.

“그룹 이름을 지을 때도, 음악을 만들 때도 가이드라인만 잡아주고 ‘너희가 좋아하는 걸 해봐’라고 한마디만 하세요. 우리 생각을 존중해주고 믿어주시는 거죠. 그래서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고요.”(로빈)

“우리는 그 안에서 잘하면 돼요. 그전에는 아마추어였다면 뮤지션이라는 느낌이 더 들어요. 또 우리가 점점 독립할 수 있게 이끌어주기도 하죠.”(명미)

음악과 그룹의 색깔이 분명한 이들은 앞으로 “경계를 두지 않고,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다.

“다음 행로를 예측할 수 없는 그룹, 그게 우리 목표예요. 새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싶고요. 그렇게 도전하다보면 그것이 우리만의 색깔이 되는 거잖아요.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성장하는 더 치어스가 되고 싶어요.”(로빈)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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