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윤성효감독 영입 막전막후

입력 2012-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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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감독. 스포츠동아DB

복수후보 3인 추천에 답없어 발동동
하루 지날 무렵 정몽규총재 OK 사인


“정말 길고 긴 주말이었습니다.”

부산 아이파크 안병모 단장이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은 17일 윤성효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확정했다. 계약기간은 2년. 최근 3일 동안 긴박하게 움직인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었다. 부산은 13일 전임 안익수 감독을 성남으로 떠나보낸다고 공식 발표한 뒤 곧바로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대학 지도자 등 포괄적인 범위에서 고민하다가 14일 ▲장기레이스를 치른 경험이 있는 프로 팀 코치, 감독 출신 ▲최근 공백기가 1년 이내 ▲현 선수단을 갖고 최대 실적을 낼 수 있는 능력 등 큰 틀에서 3가지 기준을 마련했다.

안 단장은 이 중에서 추리고 추려 토요일인 15일 구단주인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에게 3명의 복수 후보를 추천했다. 1순위와 2순위를 올리고 2명이 모두 고사됐을 경우를 대비해 최종 3순위까지 올리는 ‘2+1’ 방식이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록 아무 답변이 없었다. 애가 탄 안 단장은 일요일인 16일 직접 서울로 올라왔다. 언제라도 허락이 떨어지면 감독선임을 발표할 수 있도록 안 단장은 3명 중 1순위 후보였던 윤성효 감독을 만나 구단의 의중을 전달했다. 안 단장이 윤 감독과 헤어진 뒤 비행기로 부산으로 내려온 시간이 일요일 밤 10시였다. 이 때까지도 구단주의 연락은 없었다. 안 단장이 ‘3명 모두 안 되면 차라리 천천히 시간을 갖고 다시 알아봐야 되겠다’고 마음먹을 즈음, 정 총재에게 전화가 왔다. 정 총재는 ”윤 감독에게 수원보다 부산이 더 맞는 옷인 것 같다”고 했다. 재가가 떨어진 것이었다.

안 단장은 곧바로 윤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산의 차기감독에 대한 이런 저런 소문이 워낙 많아 세부 계약조건을 조율한 뒤 곧바로 공식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윤 감독이 반대했다. 윤 감독은 ”친정 팀에 먼저 말할 시간을 달라. 월요일(17일) 아침 일찍 수원 구단에 들어가 인사 하겠다“고 정중히 부탁했다. 윤 감독이 수원 구단을 방문해 정식으로 작별을 고한 직후인 17일 오전 10시 부산은 보도자료를 낼 수 있었다.

안 단장은 “친정 팀을 배려하는 윤 감독의 마음 씀씀이에 놀랐다. 일부에서는 윤 감독이 수원에서 보낸 시간을 실패라고 하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경험을 했던 시간이다’며 자신 있어 하더라. 나도 동의한다. 윤 감독이 숭실대 감독일 때부터 6년을 지켜봤다. 부산 감독의 적임자다”고 기대를 보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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