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상.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여상(28·사진)은 요즘 ‘핫(Hot)’하다. 2일 양준혁 자선경기에서 박한이, 양준혁의 타격폼을 똑같이 흉내 내 화제를 모았고, 23일 방송된 한 스포츠채널 프로그램에선 입담을 자랑하며 ‘토크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바람은 ‘유명세’를 얻는 게 아니다. 그저 좋아하는 야구를 잘 하는 것, 하나다.
실제로 이여상은 ‘훈련벌레’다. 한화 구단의 관계자는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만 특히 이여상은 성실하다”고 귀띔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2006년 삼성 신고선수로 프로생활을 시작해 2008년 한화로 트레이드됐지만, 새 팀에서도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기회를 잡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이여상은 시즌 후 충남 서산 마무리캠프 때도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지는 지옥훈련을 군말 없이 소화했다. 그는 “기왕 훈련하는 거 즐겁게 하자는 주의”라며 “날도 추운데 새벽부터 운동하기 싫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억지로 하면 더 하기 싫고 효율도 떨어지지만, 웃으면서 하면 3시간 동안 방망이만 쳐도 지루하지 않다. 선배님들의 타격폼을 따라하게 된 것도 팀 분위기가 안 좋을 때 동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모든 건 마음가짐의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여상은 주전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내년에도 부담감 대신 희망에 주목한다. 그는 “이제 나이로는 팀에서 중간 정도가 됐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라며 “코치님들도 열심히 노력하는, 뭔가 하려는 선수들을 중용해주시겠다고 하셨다. 뒷걸음질치지 않겠다.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