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왼쪽)-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스포츠동아DB
2. 유치희망기업의 경쟁력
KT, 재계 순위 15위 …계열사만 50개
지난해만 1조원대 흑자…자금력 막강
부영은 ‘야구사랑’ 1인 오너 기업 장점
“임대주택 대거 분양…많은 현금 확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7∼28개 구단이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는 매년 4억달러(약 4280억원) 규모의 매출과 3000만달러(약 328억) 수준의 순익을 내고 있다. 계열사인 지역 케이블 스포츠채널의 매출과 순익을 더하지 않은 수치다.
국내프로야구는 전혀 다른 시장이다. 넥센을 제외하면 매년 모그룹이 200억∼300억원을 지원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9팀 중 8팀이 그룹홍보와 사회공헌이 주목적이다. 그만큼 신생구단에서 운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아무리 팀을 유치한 연고지 지방자치단체가 전폭적으로 지원해도, 기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난파선이 될 수밖에 없다.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KT와 부영 모두 30대 기업에 포함되는 큰 회사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분명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장 최근(2012년 4월) 집계한 기업(일반기업+공기업) 자산총액 순위에서 KT는 15위에 올랐다. 바로 앞 14위가 한화, 바로 뒤 16위가 두산이다. 부영은 정확히 30위다.
15위와 30위 모두 대기업이지만, 매출과 순익에선 차이가 크다. KT는 2011년 50개 계열사가 자산 32조1650억원에 매출 28조7840억원, 당기순이익 1조5340억원을 올렸다. 부영은 17개 계열사가 자산 12조5330억원, 매출 2조6640억원, 당기순이익 3710억원을 기록했다.
부영은 17개 계열사 모두 비상장회사다. 부영그룹은 2011년은 흑자지만, 2010년은 1030억원의 적자를 냈다. 부동산업이 주종인 ㈜부영이 2011년 9명의 종업원으로 38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그룹 전체가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영은 최근 임대주택을 대거 일반 분양하며 많은 현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계열사 모두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오너 중심의 의사 결정이 빠르지만, 2011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그룹 전체 최고 당기순이익은 2009년 1080억원이었다. 9구단 NC 다이노스의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2011년 당기순이익은 1198억원이었다.
반면 KT는 2002년 이후 흑자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 규모나 매출 등에서 프로야구단을 충분히 운영하고, 투자할 수 있는 대기업이다. 기존 대부분의 구단과 유일하게 다른 점은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회사라, 야구를 사랑하는 최고경영자는 있을 수 있어도 오너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