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뱀띠 해 소원 유럽무대 진출”

입력 2013-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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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세리머니’ 박종우가 올해 유럽 무대 진출과 동아스포츠 대상 수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독도 사나이, 2013 새로운 꿈을 쏜다

런던올림픽·K리그 환희와 시련…경험 중요성 배워
윤성효 새감독과 함께 더 강해지자 동료들과 다짐
웨이트트레이닝에 보양식도 챙겨…슈퍼맨 변신중
올림픽대표·A대표 이어 새해엔 빅리그 입성 큰 꿈


박종우(24·부산)는 ‘독도 세리머니’ 질문에 지긋이 웃어보였다. 올림픽 축구 사상 첫 동메달 획득. 그러나 환희는 찰나였다. 일본을 꺾고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확정한 뒤 펼친 ‘독도 세리머니’ 가 화근이었다. 그에게는 시상식도, 귀국행사도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 방침 때문이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건 국민의 뜨거운 성원. 지인들의 메시지도 힘이 됐다. 박종우는 “매사에 긍정적이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했다. 그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뱀띠의 해’를 맞아 박종우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 유럽 진출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동아스포츠 대상’ 수상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신사동에서 박종우를 만났다.


○‘독도의 남자’ 박종우

-2012년을 되돌아본다면.


“경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런던올림픽과 K리그를 통해 환희와 시련을 맛봤다. 극복하는 힘은 모두 경험에서 우러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어렸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많은 것을 배웠다.”


-‘독도 세리머니’로 아픔도 있었는데.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다. 시상식부터 귀국까지 힘들고 원망스러웠다. 국민의 질타가 두려웠다. 그러나 많은 축구팬들이 응원해주셨다. 힘든 과정을 잊어나갈 수 있었다.”


-시상식 서지 못해 아쉽진 않나.

“여자친구에게 불참 소식을 들었다. 국제전화를 안 받았는데, 여자친구가 계속 전화했다.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상식으로 이동하는 내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반신반의했다. 시상식은 관중석 꼭대기에서 우두커니 지켜봤다. 평생 서볼까 말까 한 무대였는데…. 대신 관계자 분들의 배려로 12월3일 K리그 공로상을 대표 수상했다. 감사하다.”


-FIFA 징계가 나왔다.

“K리그 시상식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김주성 사무총장님께서 전화로 알려주셨다.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 및 400만원(3500 스위스프랑) 이었다. 처음에는 몇 천만 원 이상의 벌금인 줄 알았다. 속된 말로 ‘멘붕’이었다(웃음). 그런데 항소할 수도 없는 경징계 수준이더라. 이제 막 A매치 데뷔전을 치렀는데 정지가 아쉽다. 붙박이도 아닌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게 됐다.”


○ ‘두 은사의 남자’ 박종우

-2명의 은사(홍명보·안익수 감독)를 빼 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다. 두 분은 다른 종류의 카리스마를 갖고 계신다. 홍명보 감독님이 부드럽다면, 안익수 감독님은 강렬하다. 안 감독님은 그 자리에서 질타하시는 스타일이다. 반면 홍 감독님은 기회 주시고 스스로 해결하기를 바라신다. 홍 감독님이 좀더 무서울 수 있다. 다행히 홍 감독님께 혼난 적은 없다(웃음).”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 팀 해단식서 ‘형’이라 부르라고 했다던데.

“지도자와 선수 사이인데 가능하겠나(웃음). 첫 대면 때는 어려웠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고 외향적으로도 다가가기 어렵지 않나. 처음에는 문자 보내는데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김태영 박건하 코치님이 가교 역할을 하셨다. 홍명보 자선축구(12월16일) 끝나고 함께 식사했다. 이전보다 편해졌다. 먼저 연락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안익수 감독(성남 일화)과 적으로 대면하게 됐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말은 식상하다. 대신 ‘이 아이가 내 손에 있을 때보다 더욱 단단해 졌구나’ 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윤성효 감독님이 오셔서 색깔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기본틀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산 선수들 모두 새 감독님이 오셔서 약해졌다는 말은 원치 않는다.”


○유럽 진출 꿈꾸는 박종우

-2013 각오와 소감은.

“자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다. 작년에는 올림픽과 A대표 2가지 목표를 이뤘다. 하나 남은 유럽 진출을 이루고 싶다. (구)자철이형과 (기)성용이형 보면서 ‘이렇게 발전할 수 있구나’하고 느꼈다. 경험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사소한 것들이 쌓이면 큰 업적을 이룰 수 있다. 몇 배 더 집중할 것이다.”


-보강하고 싶은 것은.

“K리그 후반기를 뛰면서 체력 문제를 드러냈다.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올림픽 이후 힘들었다. 살이 많이 빠졌다. 동료들처럼 보양식을 챙기기 시작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먹는 부분에 신경 쓸 것이다.”


-윤성효 감독과 2012년 마무리 훈련은 어땠나.

“말씀이 없으신데, 자유로운 분위기를 중시하신다고 하셨다. 즐겁게 하면 경기도 잘 될 거라고. 안 감독님 때는 운동하면서 웃고 떠들 수 없었는데, 그런 부분이 다르다. 사투리도 있으시고 목소리가 작으셔서 듣는데 살짝 어려움이 있다(웃음).”


-동아스포츠대상은 알고 있나.

“FC서울 하대성 형이 받은 그 상인가. 대성이형이 홍명보자선축구 미디어데이 때 상 받고 오느라 늦었다고 했다. 그래서 기억한다. 독도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는데 2013년에는 실력 있는 선수로 기억 남기고 싶다. 동아스포츠대상도 도전해 보겠다.”


-K리그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까.

“골을 많이 넣는 스타일이 아니라 쉽지 않은데(웃음). 실력으로 좋은 모습 보이겠다.”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은 2013년에도 유효한가.

“당연하다. 하지만 4주 군사훈련 전까지다. 빠른 시일 내에 다녀오려고 한다. 이번 시즌은 무리 없을 것이다(웃음).”


○박종우?

▲생년월일 : 1989년 3월10일 (경기 성남)
▲신체조건 : 180cm 74kg
▲학력사항 : 광탄중-장훈고-연세대
▲프로경력 : 부산 아이파크(2010∼)
▲A매치 : 1경기
▲대표경력 :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2012런던올림픽(동메달), 2008 AFC U-19 선수권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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