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스포츠동아DB
지난해 12승을 올린 노경은(29·사진)은 새 시즌에도 두산 선발 한 축을 맡을 예정이다. 선발투수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힌 노경은이지만, 본래 그는 김진욱 감독이 마무리투수 후보로 점찍었던 선수다.
김 감독은 “지난해 프록터를 마무리로 썼지만 장기적으로 마무리투수는 국내선수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원래는 노경은이 그 후보였다. 지난해 중간계투로 활용해 경험을 쌓게 한 뒤 팀의 마무리 투수를 맡길 계획이었다”고 털어놨다.
기존 선발투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노경은은 ‘임시 선발’로 나섰는데, 이것이 전환점이었다. 그는 두 차례 완봉을 포함해 시즌 중반부터 선발로 뛰었음에도 12승을 거뒀다. 노경은은 “불펜은 부담이 컸다. 1점만 내줘도 실패다. 무조건 무실점으로 막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이에 반해 선발은 던지는 이닝은 길지만 불펜에 비해 실점 부담이 적다. 불펜투수보다는 선발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역시 선발로 잘 던지는 투수를 굳이 불펜으로 돌릴 생각은 없다. 김 감독은 “이제 노경은은 선발로 두고 홍상삼, 김강률 같은 젊은 투수들을 불펜투수로 키워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선발 체질임을 이야기 하는 노경은이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 선발투수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노경은은 “대표팀은 뽑히는 것만으로 영광이 아닌가. 내 역할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던질 것이다. 지난 시즌 페이스를 잘 유지해서 팀이 우승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