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10구단 가입금 100억원 내라”

입력 2013-01-1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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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인기는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길게는 30년 동안 큰 적자를 보며 리그를 이끈 기존 구단들의 공도 크다. 10번째 식구를 위해 문은 활짝 열었지만 문턱은 생각보다 더 높다. KT는 200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을 내기로 했지만 가입금과 예치금이 더 남아있다. 스포츠동아 DB

“30억 낸 2년전 NC때랑 프로야구 규모가 달라졌다”

기존 구단들, KT에 요구할 10구단 가입금 왜 100억인가?



“적자 보며 프로야구 키운 기존팀에 성의
KT 의욕 감안할 때 그 정도 액수는 돼야”
오늘 총회서 더 오를수도…KT 반발 주목


프로야구 10구단 주체로 사실상 확정된 KT의 신규회원 가입금이 최소 1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11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KT의 신규회원 가입금으로 “100억원은 내야 맞다”는 쪽으로 사장단의 의견 정리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사회는 표면적으론 평가위원단의 심사 결과를 받아들고 KT와 부영이 경쟁한 10구단 주체 선정을 심의하는 자리로 알려졌지만, 내부적으론 가입금이나 예치금 같은 구단신설가입과 관련된 금액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왜 100억인가?

당시 이사회에서 10구단 KT의 신규회원 가입금이 의제로 떠오르자 복수 구단의 사장들이 “100억으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 A구단 사장은 “사장단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100억 얘기가 나왔고, 합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야구계 일각의 예상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9구단 NC가 가입금으로 30억원을 낸 전례에 비춰 이에 준하거나, 많아도 50억원 선이 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면 이사회에서 ‘KT가 프로야구에 들어오고 싶다면 권리금조로 100억원을 내라’는 요구를 하게 된 근거는 무엇일까.

첫째, 10구단 운영주체가 KT이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KT가 야구발전기금으로만 200억원을 써냈다. 이는 반드시 야구단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10구단 티켓을 따기 위해 그 정도 의욕을 보였다면 가입금 100억원도 기꺼이 내야 한다는 논리다. 야구발전기금은 아마추어 등 한국야구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 쓰일 돈이다. 반면 가입금은 그동안 적자를 보면서 프로야구를 성장시킨 기존 회원사들에 대한 신규 회원사의 성의표시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신생구단이 생길 때마다 받아온 일종의 권리금인데, 가입금은 향후 KBO 기금으로 귀속된다. 거대기업 KT가 야구발전기금으로 통 큰 베팅을 하자 이사회는 가입금 기준선도 높인 셈이다.

둘째, 비교기준이 NC가 되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B구단의 모 사장은 “1985년 창단한 빙그레의 가입금도 30억원이었다”고 지적했다. 물가나 돈의 가치를 비교해보면 100억원도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9구단 NC가 들어왔던 2년 전과 비교해 지금은 프로야구의 규모와 가치가 훨씬 커졌다는 생각이다.


○100억은 적정 액수인가?

가입금 100억 요구에 대해 ‘기존 구단들의 막내 길들이기 아니냐?’는 시선이 나올 수 있다. 당초 KT는 ‘야구발전기금 200억원+창단비용 600억원’을 설정, 10구단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가입금 100억원은 미처 계산에 다 넣지 못한 액수일 수 있다. 게다가 별도로 예치금까지 이사회가 요구하면 KT가 고분고분하게 다 감당할지도 장담할 수 없다. 참고로 NC는 가입금 30억원과 야구발전기금 20억원, 예치금 100억원 등 총 150억원으로 신규회원에 진입했다.

KT가 이사회의 10구단 심의가 통과된 뒤에도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가입금, 예치금 문제를 앞두고 기존 구단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 않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의 한 사장은 “가입금 100억원은 이사회의 생각이다. 17일 열리는 총회에서 액수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최소 100억이라는 얘기인데, KT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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