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WBC서 폼 좀 잡아볼까?

입력 2013-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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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번타자. 이용규(KIA)는 4년 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를 상징하는 투혼의 아이콘이었다. 다시 태극마크를 단 이용규는 “부상이 걱정됐다면 대표팀에 오지 않았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김민성 기자|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타격폼’ 바꾼 그 남자의 도전

이승엽처럼 오른발 움직임 최소화
“대표팀 합류전까지 완성도 높일 것”

지난 대회 ‘쪼개진 헬멧’ 투혼 감동
“이번에도 몸 사리지 않겠다” 각오도


유력한 국가대표 1번타자 이용규(KIA·28)가 ‘같은 마음, 새 모습’으로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제2회 WBC 결승전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를 상징하는 ‘투혼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대회를 맞는 마음가짐은 4년 전 그대로다. 그러나 타격 폼은 변화를 준다. 그동안 ‘다이내믹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오른발의 움직임을 최대한 간결하게 손 볼 예정이다.


○투혼은 그대로!

제2회 WBC 일본과의 결승전. 1-1 동점에서 6회 2사 후 볼넷을 얻어 출루한 이용규는 상대 에이스 이와쿠마의 투구폼을 빼앗아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2루수 나카지마의 왼 무릎과 그의 왼쪽 안면이 정면충돌했다. 그는 수비수의 비신사적 플레이에도 몸을 사리지 않았고, 결국 헬멧이 부서지고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중계를 맡았던 ESPN은 이용규의 쪼개진 헬멧을 비추며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을 보여준 단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고, 그의 투혼은 전파를 타고 세계에 알려지기도 했다.

이용규는 16일 서재응 윤석민 등 팀 동료들과 함께 팀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지는 애리조나로 출발하기에 앞서 그 때 상황을 떠올리자 “투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당연히 해야 할 플레이를 했을 뿐”이라며 “나 하나만을 생각해 부상이 걱정됐다면 이번 대표팀에 안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또다시 몸을 사리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타격폼은 간결하게!

한때 ‘용규놀이’라는 말을 유행시켰을 정도로 투수의 까다로운 볼을 커트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그는 이번 대표팀에서 정근우(SK)와 함께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의 투구수에 제한이 있어 그의 ‘용규놀이’는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특히 그가 높은 출루율을 보이고, 누상에서 상대 배터리를 흔든다면 중심타선의 타점 생산 기회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이용규는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오른 발의 움직임을 최대한 간결하게 하는 쪽으로 타격폼을 바꿨다. 대표팀 합류 전까지, 소속팀 전지훈련 캠프에서 이 타격폼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타격 예비단계에서 오른발이 투수 쪽으로 쏠렸다 다시 돌아오는 등 격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승엽의 오른발’처럼 안정감 있는 동작으로 간결하게 하겠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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