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WBC·한화의 중심에서 희생을 외치다

입력 2013-01-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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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스포츠동아DB

김태균. 스포츠동아DB

WBC와 팀 세대교체 중심에 선 김태균

WBC 개근 멤버…“이번에도 열심히”
류중일 감독도 ‘지일파 3인방’ 신뢰

신인 때 이후 가장 많은 훈련량 소화
팀 위해서라면 3번 타순 배치도 OK


2013년 김태균(31·한화)의 어깨가 무겁다. 4년 전 제2회 대회 때보다 한층 젊어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과 일대 개혁기를 맞은 한화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 걱정은 없다. 그는 이미 2009년 WBC에서 쟁쟁한 메이저리거들을 제치고 타점·홈런왕을 거머쥔 해결사이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던 한화의 간판타자였다. 게다가 이번 대표팀에는 함께 중심타선을 이룰 이대호(31·오릭스)와 이승엽(37·삼성)이 있고, 팀에는 김태완(29)과 최진행(28)이 있어 외롭지 않다.


○WBC의 중심타자

제3회 WBC의 중심타자는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대호와 (김)태균이가 나보다 실력이 위다. 내가 주전으로 들어가고 대호나 태균이가 빠지면 전력이 아깝다. 내 역할은 경험을 살려 찬스에서 대타로 한 방을 치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실제 이승엽의 불참으로 우려가 많았던 제2회 WBC에서 ‘영웅’은 김태균이었다. 타율 0.345(29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WBC에 출전한 어느 나라 어떤 선수보다 많은 타점(11개)과 홈런(3개)을 때려냈다. 대회가 끝난 뒤 대표팀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3회 WBC 대표팀에서도 그는 이대호와 함께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경험은 충분하다. 김태균은 정대현(35·롯데), 오승환(31·삼성), 이진영(33·LG)과 함께 3차례 WBC에 모두 출전하는 ‘개근멤버’다. 게다가 그는 2회 대회 때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2010년 일본으로 건너간 첫 해 지바롯데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류중일(삼성) WBC 대표팀 감독도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이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일파 3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고, 김태균도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의 중심타자

김태균의 역할은 비단 WBC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국가대표 중심타자일 뿐만 아니라 한화의 중심타자다. 게다가 한화는 김응룡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일대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은 변혁의 중심에 중고참 김태균을 주장으로 내세웠다. 김태균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혹독한 담금질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태균은 시즌에 돌입하면 주위 동료들도 “가끔 미친 사람 같다”고 할 정도로 야구만 파고드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비시즌과 실제 시즌에서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김태균은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팀에 맞춰 강도 높은 훈련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다. 스스로도 “신인 때 이후로 가장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는 것 같다. 타격훈련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 그럼에도 “양은 많아도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며 “특히 마음가짐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공 박스(200개) 하나만 쳐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2박스를 다 치고 바닥이 보여야 그제야 힘이 빠진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 모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열정이 느껴지기 때문에 나 역시 쉴 수 없다”며 고삐를 단단히 조였다.

팀을 위한 희생정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김응룡 감독은 확실한 테이블세터가 없는 팀 사정을 고려해 가장 잘 치는 타자인 김태균을 3번 타순에 배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4번타자로서 자부심이 큰 그지만 오히려 “팀에 좋다면 타순은 상관없다. 주자가 없으면 안타 치고 나가고, 찬스 오면 타점 올리는 게 원래 내 역할”이라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승부욕은 어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자신을 낮출 줄 알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김태균이다. 그가 있어 WBC 대표팀과 한화는 든든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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