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임윤택의 빈소가 차려졌다. 조문객은 큰절이나 기도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고, 울랄라세션 멤버들(오른쪽 늘어선 이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서있다. 비통한 빈소에는 임윤택만이 영정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울랄라컴퍼니 대표가 털어놓은 그의 마지막 이야기
치료비 없어 힘든 암환자 몰래 도와
고통속에서도 ‘괜찮다’며 되레 위로
‘암으로 인기’ 악플러도 품었던 그…
남겨진 아내와 딸 걱정하며 떠났죠
열정과 희망이 넘쳐났던 긍정의 사나이. 고(故) 임윤택(33)은 마지막 순간까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남은 이들에게 희망의 선물을 안겨주고 떠나갔다.
11일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은 생전 자신과 같은 고통으로 힘겨워하는 암 환자들에게 남몰래 ‘희망’을 나눠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타까운 영면은 생전 고인의 따스한 마음을 절절한 슬픔 그러나 무엇보다 큰 감동으로 살아남았다.
12일 서울 신촌동 연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서 만난 울랄라컴퍼니 이유진 대표는 “정작 본인도 아프면서 암 때문에 고통 받고, 치료비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해줬다”고 고인의 생전 선행을 공개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임윤택은 회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좋은 일을 많이 하자”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 대표는 “고인이 생전 아픈 와중에도 아프다는 내색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보기엔 너무나 힘들고 아파 보이는데 ‘괜찮다’는 말로 오히려 멤버들과 회사를 걱정하고, 우리를 위로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그는 “마지막까지 세상에 더 많은 희망을 주려고 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울랄라세션의 향후 스케줄에서도 이 부분에 비중을 두겠다”고 밝혔다. 앞서가며 세상에 희망의 빛을 밝힌 동료이자 친구인 고인의 유지를 멤버들이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약속이다. ‘슈퍼스타K 3’ 경연 도중 늘 외쳤던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어떻게? 긍정적으로!’라는 구호가 빛을 발하던 순간이기도 했다.
특히 “희망을 잃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자”는 고인의 평소 생각은 자신을 괴롭히던 악플러들에게까지도 너그러웠다. “암을 이용해 인기도 얻고 우승했다” “암 환자 맞느냐”는 비난과 악성 댓글에도 임윤택은 여러 토크쇼와 인터뷰를 통해 “그들 또한 내 팬이다. 하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상처 받는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라며 의연함을 잃지 않아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임윤택은 떠나기 전 반나절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특별한 유언도 하지 못했다. 8일 밤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병원에 입원하기는 했지만, 가족과 멤버들은 예전처럼 다시 일어날 것을 기대했고 고인의 마지막을 준비하지 못했다.
임종을 지킨 한 측근은 “고인이 ‘나 없으면 (딸)리단이 엄마와 리단이는 어떻게 하지?’ ‘리단이 엄마 힘들어 하지 마라. 너무 슬퍼하지 마라’는 말을 남겼다. 마지막엔 환하게 웃다가 떠나갔다”고 말했다.
발인은 14일 오전 7시40분이며, 고인은 화장 후 경기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잠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