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투수 잭 그레인키(30)는 지난해 말 6년 총액 1억4700만달러(약 1590억원)라는 거액에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역대 메이저리그 우완투수 최고 몸값. 캔자스시티 소속이던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능력자’답다. 그러나 그라운드 밖에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 때문에 ‘4차원’으로 통한다. 그가 한국에서 건너온 ‘괴물’ 류현진(26)에게 받은 첫인상도 역시 독특했다.
그레인키는 14일(한국시간) 팀 훈련이 끝난 뒤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뜸 이렇게 되물었다. “류현진의 머리카락이 원래 빨간색인가?” 붉은빛이 섞인 류현진의 헤어컬러가 유독 신기하게 느껴진 듯했다. 호기심이 가득했던 그레인키는 한 기자가 “원래는 검은 머리”라고 답하자 “오케이”를 외치며 총총히 발걸음을 옮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취재진도 허를 찔렸다.
류현진보다 이틀 먼저 계약에 성공하면서 한국에 많은 화제를 뿌린 그레인키다. 그는 이날 불펜에서도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뒤에 늘어지듯 기대 앉아 커쇼의 불펜피칭을 ‘명당’에서 감상(?)하는 여유를 보였다. ‘기인’ 그레인키와 류현진은 앞으로 어떤 친분을 쌓아나갈까.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