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24시] 최형우 바리캉 테러…바보머리된 조동찬

입력 2013-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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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이발 실력을 철석같이 믿었던 대가는 혹독했다. 삼성 조동찬이 ‘4차원 헤어스타일’로 동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믿었다가 나만 바보 됐다.”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기간은 50일 안팎으로 길다. 선수들은 현지에서 한두 번씩 머리를 손질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에서 미용실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삼성 최형우(30)는 아예 바리캉 하나를 구입했다. 그리곤 1차 스프링캠프지인 괌에서 동료들에게 “좋은 것 하나 들고 왔다”고 자랑하더니 “아는 미용실에서 기술도 배워왔다”고 큰소리까지 쳤다.

괌 훈련 중반쯤 조동찬(30)은 바리캉을 빌렸다. 아무래도 친구의 이발 실력이 의심돼 스스로 앞머리만 살짝 다듬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기계를 잡자마자 앞머리 오른쪽이 움푹 잘려져 나갔다. 울상이 된 조동찬은 결국 ‘자칭 기술자’인 최형우를 믿고 SOS를 쳤다.

‘진작 나한테 맡기지.’ 음흉한 눈빛으로 웃던 최형우는 “밸런스 맞춰주겠다”며 의기양양하게 기계를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왼쪽이 더 깊게 파였다. 이리 파고, 저리 파다보니 앞머리가 옆머리나 뒷머리보다 더 짧아지고 말았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조동찬은 “이젠 시간이 흘러 그나마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충격이었다. 내 머리를 보고 모두 다 웃었다. 너무나 후회되는 사건이었다”고 한숨을 내쉰 뒤 “그 사건 이후 아무도 형우를 안 찾는다. 선수들이 다 택시 타고 시내로 나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다”고 폭로(?)했다.

최형우의 바리캉은 조동찬 이발을 끝으로 잠자고 있다. 심지어 최형우조차 손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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