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김동주 “살 빠져도 홈런치는데 문제없어”

입력 2013-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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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는 지난해의 부진과 시련을 보약 삼아 후회 없는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드러난 그의 모습과 존재감은 단단하기만 하다. 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10kg 체중감량 안정된 수비 큰 도움
배트스피드 그대로 장타력 살아있다”

지난해 2홈런·준PO 명단 제외 수모
“정신적 충격…야구 그만둘까 생각도”
두산 4번타자 복귀 등 명예회복 별러


두산 ‘두목곰’ 김동주(37)에게 2012년은 최악의 한해였다. 자신의 잔부상과 팀의 체질개선 정책에 맞물려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223타수 65안타) 2홈런 27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즌 2홈런은 1998년 프로에 데뷔한 그의 한 시즌 최소 홈런이다. ‘두목곰’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었다. 시련을 겪은 김동주는 2013년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두산의 4번타자 자리를 되찾겠다는 그다.


○시련이 일깨운 부활 의지

김동주는 지난해 후반기에는 출장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이름은 엔트리에 없었다. 큰 충격이었다. 김동주는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야구를 놓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했다. 가족과도 은퇴를 두고 상의했다. 하지만 그만두기에는 그동안 이뤄놓은 것이 아까웠다. 이대로 물러나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지난해의 시련이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정신적으로 강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여전히 팬들에게 김동주는 ‘두산의 4번타자’라는 이미지로 남아있다. 15년간 팀의 4번타자로 군림해온 그다. 이는 김동주 자신에게도 큰 자부심이자 자존심이었다. 그는 “이제 야구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이도 마흔이 다 되어간다. 은퇴를 해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모든 걸 다 쏟아부을 생각이다.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왜 김동주가 두산의 4번타자인지’를 보여주고 싶다.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내 야구를 했다고 느꼈을 때, 그 때는 미련 없이 떠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체중감량? 장타력과 관계없다

4번타자 자리를 되찾는 것이 이름값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 김동주는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담금질에 돌입했다. 안정적인 3루 수비를 위해 체중도 평소보다 10kg 가량 감량한 상태다. 철저한 식사조절과 꾸준한 운동으로 이룬 성과다. 일각에선 그의 체중 감소와 노쇠화를 이유로 들어 장타력이 감소했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노”였다. 그는 “체중이 줄어든다고 장타력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체중을 불리는 선수가 무조건 홈런을 50개씩 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장타력은 그대로다. 상황에 맞게 스윙을 하면서 홈런이 덜 나왔을 뿐, 장타는 언제든지 마음을 먹으면 칠 수 있다. 배트 스피드도 그대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산은 강력한 선발투수진만큼은 삼성을 위협할 전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반해 타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 장타자 부재 때문이다. 김동주의 부활은 장타 갈증에 시달리는 두산에 더없이 좋은 ‘우승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동주는 우승에 대해선 마음을 비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우승해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욕심을 갖거나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승은 하늘이 내려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생각하기 이전에 내게 주어진 것에 충실한다면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미야자키(일본)|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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