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이 사는 법 ‘타짜 보다 주전수비’

입력 2013-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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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최희섭-김상현의 소위 ‘LCK 타선’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지완의 존재 가치는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그는 중심타선 진입보다 외야수 주전 자리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선감독, LCK포+나지완 중심타선 분류 불구
지명타자 보다 붙박이 수비로 팀에 보탬 속내
우승 위해 입대도 미루고 기분좋은 반란 준비


일본 오키나와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KIA 선동열 감독은 과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찌감치 베스트 라인업을 공개한 게 그 중 하나다. 평소 무한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전력 극대화를 꾀하던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이는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가 큰 KIA의 전력 때문이기도 하다.

선 감독은 최근 올 시즌 테이블세터진을 이용규-김주찬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중심타선에 대해선 주변의 예상과는 약간 다른 구상을 내비쳤다.

‘LCK(이범호-최희섭-김상현)포’를 축으로 하되, 여기에 나지완을 탄력적으로 기용하겠다는 ‘변수’를 포함시켰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나지완이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러나 정작 나지완은 ‘중심타선 진입’보다는 “주전경쟁이 심한 외야 수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1일 “지난해 우리 팀에서 4번타자를 가장 많이 친 선수는 바로 나다. 그러나 미디어에선 계속 ‘LCK’, ‘LCK’라며 세 선배에게만 집중한다. 섭섭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선수라면 당연히 섭섭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항변한 뒤 “출장 기회가 닿는다면 내 능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나지완은 “올해 우리 팀 외야라인이 강해졌다. 개인적으로 볼 때 지명타자를 맡으며 중심타선에 있는 것보다는 좌익수든, 우익수든 수비를 하면서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비에 남다른 욕심이 있는 만큼, 자신의 붙박이 수비위치를 만들어 팀에 또 다른 힘을 보태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시즌 뒤 군 입대를 심각하게 고민하다 선 감독의 만류로 한해 더 연기한 나지완은 “감독님의 말씀도 있었고, 더구나 올해 우리 팀이 2009년 우승 때보다 더 공수 짜임새가 좋기 때문에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는 신념이 있어 (입대를) 미뤘다”며 “2009년 우승 때처럼 눈물 흘릴 수 있는 감격적 장면을 꼭 한번 더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내 바람을 이루기 위해선 주전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제일 큰 과제”라고 덧붙인 나지완은 “이제 막 실전 연습경기를 시작했을 뿐이다. 지금 안타 한두 개를 친다고 좋아할 이유가 없다. 그보다 코칭스태프의 주문에 따라 내 컨디션을 차근차근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지완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남다른 욕심도 지니고 있다. 욕심은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채찍질로 연결될 수도 있다. KIA의 오키나와 캠프에서 ‘기분 좋은 반란’을 꿈꾸고 있는 나지완에게 주목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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