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류현진, ‘몬스터표’ 체인지업 통했다

입력 2013-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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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스포츠동아DB

■ 역시 류현진…첫 실전 등판 ‘성공적’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 1이닝 무실점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땅볼·삼진 유도
커브는 아직 공 적응 안돼 3루타 맞아
내달 2일 2번째 등판…상대팀은 미정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첫 실전 등판이 끝났다. 결과는 성공적.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와서가 아니다. 할 건 했고, 보여줄 건 보여줬기 때문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단 하나의 실투를 제외하면, 구위와 제구력 모두 흠잡을 데 없었다.


○역시 체인지업! 메이저리그도 호령

류현진은 선발 잭 그레인키에 이어 3회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블레이크 데코트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고, 2번째 타자 고든 베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두 타자가 방망이를 냈던 마지막 공은 둘 다 류현진의 자랑거리인 체인지업. 한국프로야구를 주름잡던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불펜피칭 때부터 이미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구종이다. 이날도 그랬다. 감독과 팀 동료들이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고, 류현진도 “체인지업을 서너 개 던졌는데 전부 다 잘 들어간 것 같다”고 자평했다. 류현진의 국내 등판을 여러 차례 중계한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직구와 체인지업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다.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특유의 평정심도 여전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수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케줄대로 무리 없이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높은 커브? 걱정할 때 아니다!

류현진은 2사 후 3번째 타자 드웨인 와이즈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2서 커브를 던져봤는데 너무 높았다. 와이즈는 허리춤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잡아당겨 우월 3루타를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낮게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려고 했는데 높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커브는 캠프 초반부터 류현진의 적응 과제였다. “공인구가 좀 미끄러워 커브가 제대로 안 떨어진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그러나 이효봉 위원은 “어차피 커브는 류현진의 결정구가 아니다. 원래도 수준급인 구종이기 때문에, 공에 익숙해지고 이전의 감만 찾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위기에서 더 침착해지는 류현진은 이어진 주자 3루서 마지막 타자 제프 케핑어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임무를 마쳤다.


○지금은 모든 게 ‘빅리그 공부’

2-2로 경기가 끝난 뒤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는 “새로운 멤버인 그레인키(2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와 류현진이 만족할 만한 스타트를 끊었다”고 썼다. 그러나 류현진은 담담하고 편안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빅리그 루키’ 류현진에게는 지금 모든 게 ‘학습’이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압도한 것도, 커브를 던지다 장타를 맞은 것도 모두 앞으로의 적응을 위한 자양분이다. 쉽게 만족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자기 페이스를 지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 류현진의 방식이다.

류현진은 다음달 2일 2번째 시범경기에 출격한다. 이날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스플릿 스쿼드(팀을 절반으로 나누는 것) 게임을 치르는데, 그레인키와 류현진이 나란히 선발로 나선다. 류현진의 상대팀은 미정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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