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오장은. 스포츠동아DB
●준비가 가져온 희망
김두현(이하 김) : 병역 후 첫 시즌이야. 공백이 길어 나름 노력했는데, 넌 어땠어?
오장은(이하 오) : 전 작년과 재작년, 기대에 부응 못했죠. ‘준비’를 강조한 (서정원) 감독님 말씀대로 최선을 다했죠.
김 : 어쩌다 내가 주장이 됐는데, 스타트만 잘 끊으면 재밌는 시즌이 될 것 같아.
오 : 주장이 인기투표가 아니잖아요. 경험 풍부한 베테랑의 몫이죠.
김 : 코칭스태프께서 계속 ‘준비’를 말씀하셨지. 개인도, 팀도 발전했어. 킥보다 잔 패스와 빠른 공격, 그리고 카운트어택도. 생각해보니 체력 훈련을 군 시절보다 강하게 했네.
오 : 체력이 돼야 조직력이 나오죠. 팀을 움직이는 동력이니. 훈련 강도도 정말 강했죠.
김 : 너희들이 알아서 잘 했잖아. 주변 터치 없이도 스스로 잘 관리했고. 감독님이 우릴 믿고 자율을 부여한 만큼 제대로 하면 좋을 듯 해.
●희망이 가져온 자율
오 : 형 말대로 자율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른 팀 친구들이 ‘(훈련이 많아) 힘 안 드냐’면서도 부러워했으니.
김 : 믿음에는 확실히 부응해야지. 많은 걸 우리 몫으로 주셨으니 꾀부리지 말자고.
오 : 알아서 하니까 프로죠. 자율 속 냉정과 규율이 있는데.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계속 자유가 보장될 텐데.
김 : 입대 전과 지금 느낌이 전혀 달라. 외국과 달리 국내는 지도자와 선수들의 벽이 있어. 그런데 그 경계가 거의 허물어진 것 같아.
오 : 소통이 되잖아요. 뭔가 단절된 듯 한 선수단에 응집력이 생긴 게 느껴져요.
김 : ‘함께’라는 단어가 확 다가온 게 큰 힘이야. 마음도 열렸어. 혹여 출발이 안 좋아도 충분히 점점 좋아질 수 있는 능력이 생긴 듯 해. 용병, 국내 선수 모두가.
●자율 속 자신감
오 : (서정원) 선생님은 코치 때나 감독 때나 한결 같아요. 소통하고 대화하고, 따스함도 있고. 거리가 좁혀진 게 느껴져요. 어떤 위기도 뚫을 힘이 생겼다고 할까?
김 : 현역 때부터 함께 했는데 후배들의 본보기였지. 훈련과 경기뿐 아니라 밖에서도 진짜 프로가 뭔지 보여주셨고. 늘 좋은 이야기 많이 해준 걸로 기억해.
오 : 확실히 올해는 감이 좋아요. (동계훈련 내내) 불만도 정말 없었고.
김 : 주변에서, 또 감독님이 1999년(전관왕) 시절을 언급하는데, 그 땐 경험하지 못했지만 풍기는 느낌은 확실히 좋아. 희생과 동료애만 더 채워지면 우승에 근접할 것 같아.
오 : 최근 우리 팀이 트로피가 없잖아요. 팀 명성대로 결실을 맺을 때죠.
김 : 수원은 내게 가족과 같은 존재야. ‘여기서 보여주고 은퇴 한다’는 각오가 결여되면 그냥 쇼에 불과하지. 팀에 대한 애착과 애정이 없으면 안 된다고 봐. 지금 그런 게 보여.
오 : 프로에 몸담는 동안 느낌이 거의 결과로 드러났는데, 이젠 딱 감이 와요.
김 : 그래, 너도 우리 모두 부상 없이 12월에 활짝 웃자고.
오 : 예, 형이 목표한 10(골)-10(도움) 올리게끔 잘 도울 테니, 함께 웃어요.
고스포드(호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