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수’ 싸이가 돌아왔다. 싸이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해프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가수 싸이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신곡 ‘젠틀맨’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며 “가장 나다운 걸 찾자는 생각에 ‘싼티스러운’ 음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싸이는 13일 오후 서울 성산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해프닝’ 공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곡을 만들게 된 배경과 새로운 춤에 대해 설명했다.
싸이는 “부담을 갖지 말고 곡을 만들라고 하는데 부담을 가지지 않는 게 더 부담이었다”며 “한국 가수 노래 한곡을 발표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니, 노래에 힘이 들어가게 되더라. 노래가 너무 ‘싼티’ 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럴수록 나다운걸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젠틀맨’이 12일 공개되자 외신과 누리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 싸이는 “예상했던 반응”이라고 했다.
“‘그냥 클럽음악이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맞다. 그냥 클럽음악이다. 또 너무 계산적이라는 말도 있더라. 우려와 실망 등이 섞인 글들도 많이 봤는데, ‘젠틀맨’이 최선의 선택이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이런 반응도 기분 좋은 일이다.”
‘젠틀맨’에서 보여줄 춤은 예상대로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 춤’이다.
싸이는 “‘왜 새로운 춤을 만들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해외에서 활동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춤만큼 안무의 포인트가 많은 건 없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춤과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해외에 공개할 것이다. 이를 재해석하면 원곡의 주인들도 재조명받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싸이와의 일문일답.
- ‘젠틀맨’을 소개해 달라.
“곡이 나온 지 이틀 됐다. 일단 가장 행복하고 기분이 좋은 건 ‘왜 한국에서 첫 무대를 갖냐’고 묻는 사람이 많더라. 한국 가수가 한국에서 무대를 갖는 게 이상한가 싶더라. 당연한 일이다. 한국 가수가 노래 한곡을 발표하는데 뉴스에 나오고 외신에 나오고 이런 일이 없었다.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너무 과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노래에 힘을 주게 되고 춤에 힘을 주게 되더라. 노래가 너무 ‘싼티’ 나는 게 아닌 게 싶었다. 그럴수록 나다운걸 찾아가고 싶었다. 두 번째 곡이 조금 고급스러웠는데. 이게 맞나 싶어서 ‘싼티’ 나는 노래로 결정한 거다.”
- ‘젠틀맨’에서는 어떤 춤을 보여주는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 춤이 맞다. ‘왜 새 것을 만들지 있던 걸 하느냐’고 물어볼 것이다. 시건방 춤도 그렇듯이 우리나라 노래들을 리메이크해서 해외에 가지고 나갈 생각이다. 외국에서 활동하며 느낀 건데 우리나라의 춤만큼 안무의 포인트가 많은 건 없다. 댄스 가요사에 정말 많았던 춤들을 재해석해서 외국에 알리는 작업을 할 것이다. 그 원곡 주인들이 외국에서 또 조명 받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우리나라의 노래들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할 거다. ‘제3의 창작물’이 아니더라도 한국에 좋은 것을 외국에 가지고 나가서 소개하고 싶다.”
- 관객들의 드레스코드를 흰옷으로 한 이유도 궁금하다.
“유치하지만 발상의 시작은 ‘백의민족’이었다. 그 후에 여러 가지 관객들에게 조명을 들이면 색깔을 잘 먹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에서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봤을 때 단체로 노래하고 단체로 춤을 추고 단체로 움직이는 것에 놀랄 것이다.”
- 가사 중 ‘마더 파더 젠틀맨’은 무슨 뜻인가.
“많은 사람들이 ‘엄마, 아빠, 신사냐’, ‘엄마 아빠한테 보여줄 신사냐’, 아니면 그냥 은유적 표현인지 많이 묻더라. 다 맞는 말이다. 이번 곡에는 우리나라 말 중에 된 소리가 덜하고 발음하기 쉬운 말을 골랐다. ‘알랑가 몰라’, ‘말이야’ 등도 그래서 나온 거다.”
- 유건형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이 원하는 음악 사이에서 고민했을 것 같은데.
“유건형은 2006년 ‘연예인’이라는 노래를 시작으로 계속 함께 하고 있다. 그 친구랑 ‘왜 같이 하냐’가 아니라 그냥 그 친구랑 계속 하는 것이다. 왜인지는 대답을 못하겠다. 그냥 같이하는 사이다. 노래의 간극은 없다. 내가 원하는 노래는 대중이 원하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대중의 기호를 맞춰드리려고 애쓰는 작곡가이고, 나쁘게 말하면 대중의 눈치를 많이 보는 작곡가다.”
- 북한 김정은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는지.
“북한에서도 내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즐겨주었으면 좋겠다. 남북한이 분단된 건 비극적인 현실이지만 내 노래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단지 제 본업에 충실하고 싶다. 사람을 기쁘게 하고 행복을 주는 일이 내 본업이다.”
- 오늘 공연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 긴장되나.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해외로 진출하기 전에도 말했듯이 나의 활동은 콘서트를 하기 위한 것이었고, 노래도 공연의 레퍼토리를 위한 것이다. 예전보다 부담되기는 한다. 중요한건 현장에서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유튜브를 통해서 관람하겠지만, 오늘은 5만 관객들을 위해 충실할 거다. 개인적으로 작년 연말에 공연을 못했기 때문에 ‘흠뻑쇼’ 이후에 선보이는 공연이라 기대해도 좋다.”
- 빌보드 1위 공약을 한다면.
“이 직업이 재미있는 게 예상을 할 수 없는 거다. 지난해 서울시청에서 공연하고 윗옷을 벗은 거 봤는데 정말 흉했다. 글래머더라. 공약은 잠시 뒤 무대 위에서 말하겠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