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주 롯데 스카이힐 제주골프장에서 열린 제6회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김세영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18번홀 극적 이글 퍼트로 역전 드라마
프로 데뷔 3년 만에 첫 승…“되레 담담”
아버지가 운영하는 태권도장 들락날락
어릴 때부터 단련한 체력·순발력 큰 힘
“장타의 근원은 태권도 덕분이죠.”
‘투어 3년 차’ 김세영(20·미래에셋)이 극적인 끝내기 ‘이글’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김세영은 1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파72·623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치며 합계 1언더파 287타로 우승했다. 프로 데뷔 첫 우승으로 기쁨은 두 배가 됐다.
○드라이브 샷 평균 240m…태권도의 힘
우승의 원동력은 ‘장타’다. 키 161cm에 불과한 그는 드라이브 샷을 평균 240m 보낸다. 어지간한 여자 프로골퍼 보다 10∼20m 이상 더 날린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장타를 날릴 수 있는 힘은 태권도다.
김세영의 아버지 김정일(51) 씨는 경기도 광명과 서울 금천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한다. 그 덕분에 4살 때부터 도장을 들락거렸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경기에 나갔고 6학년 때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3품까지 땄다.
김세영은 “태권도를 한 게 골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순발력과 기초체력이 좋아졌고 그때 다져놓은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를 접하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골프에도 소질을 보였다. 중·고교 시절 2년 간 국가대표 생활을 했다.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과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0년 프로가 된 김세영은 3년 만에 꿈을 이뤘다. 그는 “늘 우승하는 상상을 많이 했다. 우승하면 눈물을 흘릴 것 같았는데 막상 우승하고 보니 담담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 목표는 세계무대 진출이다. 김세영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투어 생활을 하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프로 데뷔 이후 3년 간 부진하면서 꿈을 미뤘다. 이번 우승으로 꿈을 이루는 데 한발다가서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8번홀 이글 퍼트로 극적인 끝내기 드라마
김세영의 우승은 극적인 드라마였다. 특히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 이글 퍼트가 압권이었다. 219m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홀 3m에 붙었다. 쉽지 않은 이글 퍼트였지만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역전 드라마를 쓰는 데 성공했다. 1타 차 선두였던 이정은(25)는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장하나(21·KT), 장수연(19·롯데마트)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18·롯데)는 합계 6오버파 294타로 김혜윤, 김다나와 함께 공동 7위로 경기를 끝냈다. 김효주는 곧바로 다음 대회(LPGA 롯데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하와이로 이동했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