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NC에 “연고지 이전 불가”억지 요구
야구장 완공책임 전가 의도에 KBO 강력대응
창원시 “20일내에 정보공개 여부 결정할 것”
공개 거부땐 NC 새 연고지 찾는 최악상황도
창원시가 NC에 ‘연고지를 이전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미 3월 초 이 같은 억지를 부렸던 창원시가 최근 NC에 또 다시 똑같은 내용의 비상식적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지키기 어려워진 2016년 새 야구장 완공 약속의 책임을 연고구단에 떠넘기려는 저의로 풀이된다. 이처럼 창원시의 책임전가식 행동이 거듭됨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신축구장 부지를 진해 육군대학터로 선정한 이유를 창원시에 묻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창원시가 이마저 거부하고 입지여건이 부실한 신축구장 건립 계획을 고수하거나 약속이행을 미룰 경우, NC가 어쩔 수 없이 새 연고지를 찾아 나서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창원시, 이미 한 차례 정보공개 청구 거부
창원시는 이미 올 1월 한 차례 정보공개 청구를 접수한 적이 있다. 진해 육군대학터는 당초 국내 스포츠마케팅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여한 용역조사에선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다. 그러나 창원시가 3차례에 걸쳐 진행한 자체 정밀조사에선 1위로 뒤바뀌었다. 이에 창원시민 한 명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창원시는 이를 거부했다.
창원시는 KBO의 청구 역시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창원시 새 야구장 건립사업단 최용성 단장은 “내규에 따라 미공개 자료로 분류돼 정보공개를 하지 않았었다. KBO의 청구는 오늘(23일) 접수했다. 법률에 따라 20일 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진해 육군대학터는 아직 국방부 소유인 데다, 접근성도 떨어진다. 그러나 창원시는 3차례 정밀조사에서 어떻게 1위로 선정했는지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KBO가 전면에 나선 가장 큰 이유다. KBO는 창원시의 정보공개 여부 및 내용에 따라 추가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창원시의 거듭되는 억지
3월 연고지 이전 의사를 묻는 창원시의 공문에 대해 NC는 ‘새 야구장 건립이 먼저’라고 답했다. 이에 창원시는 최근 다시 정확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NC에 발송했다. NC는 새 야구장에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기막힌 요구가 잇따르자 매우 난감해하고 있다.
여기에 창원시는 신축구장 건립비용에 대해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새누리당 소속 이희철 시의원은 시정질문에서 “새 야구장 건설에 총 1300억원이 들어간다. 25년간 장기임대 혜택을 받는 NC가 건립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창원시 황양원 문화체육국장은 “NC가 진해 새 야구장 건립비용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KBO와 NC가 창원으로 9구단의 연고지를 결정한 배경에는 신축구장 건설 약속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10구단을 유치한 수원, 그리고 경쟁에 참여했던 전북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지만, 창원시의 새 야구장 건립 약속에 큰 기대를 걸어왔다.
그러나 창원시가 제시한 2016년 개막전 이전 신축구장 완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다. 신축구장의 첫 삽을 뜨기 위해선 창원시가 먼저 해군관사를 완공해준 뒤 국방부로부터 진해 육군대학터의 소유권을 넘겨받아야 한다. 게다가 진해 육군대학터는 그린벨트 지역이라 용도변경을 위한 행정절차도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23일 창원시의회 제27회 임시회 본회의에선 통합 창원시에서 옛 마산시를 분리하는 건의안이 통과됐다. 창원지역 정치권이 요동칠 경우 새 야구장 문제는 기약 없이 표류할 우려도 높다.
NC 배석현 단장은 “약속대로 팬들이 편안하게 찾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야구장이 2016년까지 완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이경호 기자 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