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무시 못할 중국 LTE 시장, LTE-TDD란?

입력 2013-05-08 20: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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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A)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13년 말에는 전세계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하는 사업자가 209개로 증가한다. 그리고 시장조사업체 IDATE는 전세계 LTE 가입자 수가 연평균 102%씩 성장해 오는 2015년에는 약 4억 8,000만 명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2016년에는 아태지역의 LTE 가입자 수가 3억 명을 넘어서며 전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른바 LTE 시대다. 오는 9월 SK텔레콤이 상용화할 예정인 LTE-Advanced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LTE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예정이다.


그런데, 세를 불려가고 있는 LTE 시장에서 한가지 눈 여겨볼 것이 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TE-TDD 시장이다. 흔히 중국의 LTE라고 불리는 LTE-TDD가 빠르게 세를 불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인 중국 내에서 7억 가입자를 보유한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이 LTE-TDD를 본격적으로 서비스하고, 중국 정부도 LTE-TDD에 주력함에 따라 LTE-TDD 시장을 눈여겨볼 필요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2015년 LTE-TDD 가입자 수가 1억 5,800만 명으로 증가해 전체 LTE 시장에서 37% 이상 차지할 것이라 전망한다.


LTE-TDD? 일반 LTE와는 다르다?

LTE는 크게 FDD와 TDD,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FDD는 주파수 분할 방식(Frequency Division Duplex)이고, TDD는 시분할 방식(Time Division Duplex)의 약자다. 두 LTE 방식은 기지국과 단말기 사이의 통신방식 차이다.


우선 FDD 방식은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 업로드와 다운로드의 주파수를 각각 사용한다. 예를 들어 2.1GHz 주파수에서 40MHz 대역폭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면, 40MHz 중 20MHz는 업로드로 사용하고, 나머지 20MHz를 다운로드로 사용하는 것. 2차선 도로를 생각하자.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전세계 대부분의 이통사가 FDD 방식으로 LTE를 서비스하고 있다.

TDD 방식은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같은 주파수에서 시간차를 두고 나누어 처리하는 방식이다. 체감상 양방향 통신이 실제로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매우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교대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중국과 일본, 인도 등이 TDD로 LTE를 서비스하기 시작했으며, 작년 10월말 와이맥스(WiMax) 진영이 LTE-TDD 시장에 합류했다. 향후 TDD는 FDD와 함께 LTE의 한 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두 방식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TDD의 경우 FDD와 달리 같은 주파수 대역폭에서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트래픽이 몰릴 경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다운로드 트래픽양이 증가하면 다운로드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는 것. 반면, FDD는 다운로드 트래픽양이 증가해도 주파수 대역폭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업로드 대역폭을 다른 쪽으로 할당할 수 없다.

하지만 TDD의 이러한 장점은 곧 단점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LTE 이용자는 업로드보다 다운로드를 이용한다. 사용자가 다운로드를 많이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업로드 신호 중 하나인 단말기 신호가 약해진다. 때문에 기지국과 단말기간 연결이 약해져 끊어질 수도 있다. 즉, FDD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음성통화는 FDD 방식이,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 처리는 TDD가 효율적이다.


LTE-TDD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중국’

현재 전세계 LTE 서비스는 어느 정도 FDD 방식이 업계 표준으로 확정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기에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해당 기술의 표준은 매우 중요하다.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 있지 않느냐가 결국 주도권 싸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거 3G 이동통신 방식이 미국식 CDMA 2000과 유럽식 WCDMA의 경쟁에서 CDMA 2000은 점차 사라지고, WCDMA가 주도권을 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이다. 그리고 차이나모바일은 중국에서 1위 이동통신 사업자다. 가입자 수만 7억 명이다. 7억 명이라는 가입자 수.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현재 차이나모바일은 1.9GHz와 2.6GHz 대역으로 13개 도시에서 LTE-TDD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2년 기지국 2만 개를 이미 설치했으며, 올해 20만 개 이상, 내년에는 35만 개 이상의 기지국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미 홍콩에서 LTE-TDD 상용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TDD만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 FDD/TDD 듀얼모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이동통신 주파수 배분을 LTE-TDD에 유리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과 광대역폭 할당 등이다. 중국통신규제당국 MIIT는 2,500~2,690MHz 대역 전체를 TDD에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4G 서비스(LTE TDD/FDD)에 할당할 전체 대역폭은 360~380MHz 정도인데, 이 중 240~260MHz를 TDD에 할당할 예정이다. 통신 장비 업체도 자국 제조사를 선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이 주도하고 있는 LTE-TDD 글로벌 연합인 GTI(Global TD-LTE)의 몸집도 커지고 있다. 전세계 60여 이동통신 사업자와 39개의 벤더가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보다폰(Vodafone), 인텔(Intel), 퀄컴(Qualcomm), 에릭슨(Ericson) 등도 포함되어 있다. TDD 진영을 무시 못하는 이유다.



와이브로 서비스, LTE-TDD로 활용한다면

이쯤에서 되돌아 볼 것이 국내 와이브로 서비스다. 2013년 1월 기준, 국내 와이브로 가입자는 1,046,639명. KT의 가입자가 930,369명이고, SK텔레콤의 가입자가 116,270명이다. 상대적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와이브로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긴 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TE 가입자 2,000만 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지금 굳이 와이브로를 말하는 이유는 하나다. 앞서 언급한 와이맥스 진영의 LTE-TDD 진영 합류 때문이다.


처음 와이브로는 WCDMA 및 LTE 등과 경쟁하고자 만든 차세대 국책사업 중 하나였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KT와 SK텔레콤의 와이브로 서비스는 ‘황금알을 낳을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약 7년이 지난 지금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약 3년 전, KT는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폭을 와이맥스와 맞춰 서로 호환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기술은 뿌리가 같기에 쉽게 호환할 수 있었고, 범용성을 넓혀 와이브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제 와이브로에 대해 KT와 SK텔레콤, 통신 장비 업체 등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 확장이나 품질 향상 등도 요원하다.

사실 지금 와이브로는 갈 길이 마땅찮다. 이대로 사업을 철수하기도 애매하다. 투자한 비용도 많고, 100만 명이 넘는 가입자 수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 정부도 와이브로 서비스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주파수를 할당 받아 서비스하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은 의무적으로 와이브로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대로 유지하는 것은 무의미하지 않은가. 와이브로를 와이맥스처럼 LTE-TDD로 전환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은 일이다.


전세계 LTE-FDD 사업자들도 TDD를 도입하거나 병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Softbank), 미국의 스프린트(Sprint) 등도 이를 고려 중이다. 유럽의 주요 이통사도 이를 고려하고 있다. FDD만으로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량을 충당할 수 없다는 물리적 한계도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빠르게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량을 생각해서라도 TDD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당장 와이브로를 TDD 서비스로 전환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 미리 대비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시장의 변화는 예상과 다르게 바뀔 지도 모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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