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겐 질 수 없다” 더비경마의 모든 것

입력 2013-05-09 13: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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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백미는 라이벌전. 그 라이벌전의 대명사는 더비경기(Derby Match)다. 보통 ‘더비’는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팀간의 경기를 뜻한다. 축구에서는 스페인 리그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간의 ‘엘 클라시코 더비’, AC밀란과 인터밀란의 ‘밀라노 더비’ 등이 유명하다. 요즘엔 ‘더비’의 의미가 더 넓어져 야구의 홈런경쟁을 ‘홈런 더비’라 부른다.

하지만 ‘더비’가 원래 18세기 영국의 경마대회에서 유래됐다는 사실은 웬만한 스포츠팬들도 잘 모른다. 1779년 영국의 더비 백작과 찰스 번버리 경은 한 파티에서 새로운 경마대회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는데 이 경마 대회 이름이 주최자의 이름을 딴 ‘더비’였다.

1780년 열린 첫번째 더비는 찰스 번버리 경이 소유한 ‘다이오메드’가 우승했다. 이후 더비 경주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마대회가 되었고 영국의 더비를 본 딴 수많은 아류가 만들어졌다. 더비 백작이 만든 ‘원조 더비’는 주최하는 경마장의 이름을 붙여 ‘엡섬 더비’라고도 부른다.

‘엡섬 더비’를 모방했지만 원조보다 더 유명해진 대회가 미국의 ‘켄터키 더비’다. 켄터키 더비는 북미 대륙 최고의 경주마들이 출전하는 ‘더비 중의 더비’다. 경주를 앞두고 2주 동안 더비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각종 공연과 패션쇼 등이 개최되고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한국경마에도 더비가 있다. 19일 과천의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리는 제16회 ‘코리안 더비’다. 서울경마공원과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의 스타경주마들이 한판 대결을 펼쳐 ‘경부선 더비’로도 불린다.

‘코리안 더비’는 총 상금 28억 원이 걸린 ‘삼관경주’(Triple Crown)의 두 번째 대회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열리는 ‘KRA컵마일’을 우승하고 ‘코리안더비’와 ‘농림축산부장관배‘까지 제패하면 경주마 최고의 영예인 ‘삼관마’가 된다.

19일의 코리안더비는 4월 KRA컵마일서 우승한 스팅레이가 삼관경주의 두 번째 관문도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다. 지금까지 삼관마를 달성한 경주마는 2007년 제이에스홀드가 유일하다.

미국인은 일생에 한 번 꼭 보아야 할 스포츠 경기로 슈퍼볼, 월드시리즈와 함께 켄터키더비를 꼽는다. 이제 한국의 스포츠팬들도 ‘코리안 더비’를 꼭 챙겨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경마의 진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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