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챔스 결승전 암표 최대 1200만원

입력 2013-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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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점령한 웸블리, 축구종주국 자존심 상처
유럽대륙 외 시청률 저조·런던 숙박시설은 활기


UEFA 챔스리그 결승전의 또 다른 볼거리는 독일 서포터스의 응원이었다. 독일 축구는 팬들의 화려한 서포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날도 대단했다. 웸블리스타디움은 온통 양 팀 상징색인 노란색과 붉은색 물결로 가득 찼다. 북과 확성기로 중무장(?)한 독일 서포터스의 등장에 영국 경찰들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경기장과 가장 가까운 웸블리파크 역에서부터 아예 라이벌 클럽팬들의 동선을 구분해놓았다. 경찰견까지 동원된 소지품 검사에서는 홍염 등 불법화약류 적발에 초점을 뒀다.

흥미로운 건 영국 경기장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던 암표상들을 거의 찾기 어려웠다는 사실이다. 그 만큼 입장권 구하기가 어렵다는 반증. 유럽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손꼽히는 만큼 몰래 표를 구하기 위해 7000만 파운드(1200만 원)까지 지불해야 했다는 후문이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8만6000명 수용이 가능한데, 이 중 5만석이 양 팀 팬들에게 주어졌고, 중립석은 3만6000장이었다. 이곳 언론들은 대다수 중립석 티켓이 암표시장에 나왔는데, 가장 비싼 330파운드 티켓이 7000만 파운드가 됐고, 가장 싼 60파운드 티켓은 4000파운드에 거래됐다고 분석했다. 결국 부르는 게 값. 그럼에도 ‘티켓 구한다’는 피켓을 든 팬들만 발을 동동 구를 뿐, 암표상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뜨거운 관심과는 달리 영국은 씁쓸한 분위기였다. 영국축구협회(FA)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올 시즌 결승을 개최했지만 축구 종주국의 위상을 알리기는커녕,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지켜봐야 했다. 특히 스포츠-경제-정치적으로 앙숙인 독일이 결승 주인공이 되자 심기는 더욱 불편했다. 영국 축구의 상징인 웸블리에는 독일 국기들이 나부꼈고, 그라운드에는 단 한 명의 영국 선수도 볼 수 없었다. 시청률에서도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유럽 대륙 외의 시청률은 의외로 낮았다고 한다. 그나마 런던 지역 숙박시설이 동이 난 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 경기 전날과 당일, 가장 싼 숙소는 족히 300∼400파운드에 달했고, 시내 호텔은 1000파운드가 훌쩍 넘는 호화로운 방들만 남아있었다.

런던(영국)|이지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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