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뱃살 노출’ 라데 경고! 반가운 포항 레전드들

입력 2013-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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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의 레전드 라데가 26일 열린 포항 레전드-포항전자여고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포항 축구단 창단 40주년 기념행사로 진행된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끝난 뒤 이회택 전 축구협회 부회장(가운데) 등이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포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트위터@bluemarine007

포항, 명예의 전당 레전드 13인 헌액 행사
이회택·최순호 등 참석…여고생과 경기도


포항 스틸러스 팬들의 뜨거운 함성에 레전드들이 환한 웃음으로 보답했다.

포항 구단은 26일 레전드들을 맞느라 분주했다. 29일 축구단 창단 40주년을 맞아 K리그 클래식 대구FC와 13라운드를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13인의 레전드를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포스코 설립자인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의 아호를 따 본부석 맞은편에 청암 존을 헌정했다.

21년 만에 개인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라데는 일찌감치 경기장에 왔다. 옛 발자취를 들여다보고 인터뷰를 하기 위함이다. 1시간 가까운 인터뷰를 마치고도 싱글벙글했다. 곧장 경기장 밖으로 나가 레전드로 뽑힌 박태하, 김기동 등과 함께 팬 사인회를 가졌다. 이날 관중은 1만6644명. 경기장 곳곳에서 빈 자리가 눈에 띄었으나 함성만큼은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경기 시작 전, 포항 시절 활약상을 담은 레전드 13인의 영상이 소개됐다. 팬들은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었다. 황선홍-홍명보-라데의 영상이 이어지자 팬들의 환호성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포항과 대구 선수들도 훈련 중간 중간 선배들의 영상을 들여다봤다.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최순호 협회 부회장, 이흥실 전 전북 감독 등은 그라운드에 입장한 선수들은 격려했다.

압권은 포항-대구전을 마치고 진행된 ‘레전드 매치’였다. 포항여자전자고등학교 및 U-18팀인 포철고와 전·후반 20분씩 나눠 경기를 가졌다. 솟아오른 뱃살에 뒤뚱거리며 뛰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최순호 부회장은 “우리는 딱 중1 선수들과 뛰어야 한번 겨뤄볼 수 있다”고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라데는 1-1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지워진 복근을 드러내며 상의 탈의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았다. 관중들은 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철조망에 매달리는 세리머니를 할까 했는데 철조망이 나보다 25년은 늙은 것 같아 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박창선은 머리와 오른발로 두 차례 골대를 강타했다. 결과는 3-3 무승부. 이날 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가슴 한 켠에 또 다른 추억을 담고 그라운드를 나섰다.

포항|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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