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4일) 경기 끝나자마자 바로 면도했어요.”
LG 김기태 감독(44·사진)은 사령탑 취임 이후 되도록 징크스를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연승의 힘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김 감독은 “신경을 안 쓰려고 했는데, 3연승을 넘어가면서는 면도를 못 하겠더라”고 밝혔다.
LG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7-9로 패하며 5연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패배 확정과 함께 김 감독은 “감독실에 들어가서 바로 면도를 해버렸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번 ‘수염징크스’와 함께 김 감독은 자신의 선수시절 징크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김 감독은 “선수시절에도 징크스가 많지는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에나 경기 전 손톱을 자르지 않고 면도를 안 했다. ‘알을 깐다고’해서 계란을 먹지 않는 정도”라고 말했다.
징크스를 두지 않으려고 했던 김 감독도 민감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방망이였다. 선수시절 김 감독은 잘 맞는 방망이와 그렇지 않은 방망이를 구분해 ‘방망이 1·2군’을 정해뒀다고. 김 감독은 “잘 맞던 방망이도 병살 한 번 치고 나면 바로 2군행(연습용)이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이어 “한 방망이로 안타를 40개 정도 친 적도 있었다. 그 방망이는 행여나 부러질까봐 경기 때도 쓰지 않다가, 2타수 무안타를 치면 ‘한번 부탁한다’며 꺼내들 정도였다. 그 방망이는 부러지는 순간까지도 안타를 만들어냈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