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베이스볼] SUN “오승환, 일본 가면 날 넘어설 것”

입력 2013-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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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끝으로 구단 동의 하에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삼성 오승환은 최근 미·일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맹활약했던 KIA 선동열 감독은 일본무대에서 오승환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선동열 감독이 말하는 오승환의 해외 진출


스카우트 앞에서 포크볼도 던지더라
직구만으로 통하는 일본행 적극 추천

요미우리서 한 시즌 40세이브도 가능
부진하면 기회 없어 실력으로 말해야


KIA 선동열 감독(사진)은 일본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였다. 당시 ‘국보 유출’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일본 주니치에 입단한 선 감독은 첫 해인 1996년 쓴맛을 봤으나, 이후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나고야의 태양’으로 군림하며 통산 98세이브를 거뒀다. 그런 선 감독이 6일 삼성 시절 키웠던 애제자 오승환(31)을 향해 해외 진출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오승환은 지난해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지만, 삼성 구단의 만류로 도전을 보류했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확보하는 올 시즌 벌써부터 미·일 스카우트의 표적이 되고 있다.


● “오승환, 일본 갔으면 좋겠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5일 목동 삼성-넥센전을 중계하고, 6일 사직에 내려왔다. 이 때문에 오승환을 향한 미·일 스카우트의 관심과 열기를 고스란히 증언할 수 있었다. 이 위원은 6일 “스카우트들이 하품만 쩍쩍 하다가 연장 12회말 오승환이 올라오니까 동공이 달라지더라”고 전했다. 스피드건을 들고 오승환의 투구를 모두 체크하고, 자기들끼리 정보를 공유했다. 이 위원은 “직구 구속이 155km까지 나오더라”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도 5일 밤 오승환의 투구를 지켜봤는지 “직구,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포크볼 같은 제3의 구종도 던졌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향한 오승환의 열망이 전력투구와 새 구종 시범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선 감독은 “미국에 가도 오승환은 잘 하겠지만 해외에 간다면 일본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구의 힘만으로도 일본에서 통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요미우리와 오릭스가 오승환에게 예전부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들었다. 일본에 가면 35세이브 이상은 틀림없다. 요미우리처럼 강한 팀에 가면 40세이브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 “요미우리 간다면 알고 가라”

선동열 감독이 일본행을 추진할 당시, 주니치와 요미우리가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을 펼쳤다. 최종 승자는 주니치였고, 선 감독은 지금도 그 선택이 다행이라고 여긴다. “내가 요미우리에 갔더라면 첫 해 부진했을 때, 다시 기회가 주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최고 인기구단이기에 항상 이겨야 하는 요미우리는 기다려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승리를 위해선 돈이 문제가 아닌 요미우리라면, 2년 계약이 되어 있어도 그 연봉을 다주고 그냥 안 썼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고 조성민, 정민철(현 한화 투수코치), 정민태(현 롯데 투수코치) 등 요미우리에서 성공을 거둔 투수는 아직 없었다. 이승엽(삼성)이 요미우리 4번타자로 인상적 활약을 펼쳤으나, 결국에는 시련을 겪다 오릭스로 떠나야 했다.

그러나 선 감독의 머리 한 구석에는 ‘가지 않은 길’인 요미우리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듯했다. 일본의 최고 명문인 요미우리에서 야구를 잘하면 다른 구단보다 훨씬 큰 부와 명예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관심만 해도 요미우리 전담 취재기자만 300명을 넘는다고 한다. 요미우리 선수 개인별로 담당기자들이 따라붙을 정도다.

선 감독은 요미우리 입단의 리스크와 특혜를 이렇게 요약한 뒤 “오승환이 요미우리를 간다면 나는 찬성해주고 싶다. 그러나 가더라도 요미우리가 어떤 팀인지는 알고 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요미우리에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과 아무도 붙잡아주는 이 없는 외로움을 모두 알고 가야 한다는 의미다. 장기계약으로 일본의 다른 팀에 가면 첫 해 부진해도 추가적인 기회를 얻을 수 있겠지만, 요미우리라면 그렇게 길게 인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나이로 보나, 구위로 보나 오승환은 일본에 가면 나의 세이브 기록을 깰 것이다. 나야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넘겨서 (일본으로) 갔고, 첫 해는 부진했으니 사실상 3년만 뛴 것이다. 오승환이 (일본에 간다면 나의 세이브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애제자를 향한 바람을 드러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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