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공청회
지난해 임원 횡령계기로 직영화 움직임
공단 “투명성 강화…성공 노하우 충분”
“과거 경기복권 실패 경험” 반대도 팽팽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을 국민체육진흥공단(공단)이 직영화하도록 하는 법 개정 움직임이 일면서 찬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21명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가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선 스포츠토토 사업에 대한 공단의 직영화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과 민간위탁운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측의 뜨거운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이번 공청회는 스포츠토 사업의 향방이 걸린 데다, 24∼26일에는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 스포츠토토의 역사
국내 스포츠토토 사업은 1999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이후 2001년 10월 출범했다. 공단은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를 앞두고 재원이 필요했는데, 타이거풀스가 첫 민간수탁업자로 나섰다. 그러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좌초 위기에 몰렸다. 오리온그룹이 2003년 7월 스포츠토토를 인수할 무렵 누적적자는 2000억원었지만, 축구만 적용했던 스포츠토토를 야구·농구·배구·골프 등으로 확대하고, 해외경기까지 추가하면서 2008년 마침내 누적적자를 털어냈다. 2012년 스포츠토토 매출액은 2조3800억원. 이 중 32%는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귀속됐다. 스포츠토토를 통해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만 8666억원으로 지난해 조성된 기금의 80%에 이르렀다. 스포츠토토를 통해 지난 12년간 마련된 3조5250억원의 기금은 한국체육의 젖줄이 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당시 스포츠토토의 한 임원이 횡령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토토의 직영화·공영화 구상을 밝히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사업성 평가 ‘우수등급’을 받아 최소 5년간 연장계약이 가능했던 오리온은 직격탄을 맞았다.
● 공단의 직영화 추진
공단은 “사업의 공공성과 안정성 및 건정성을 강화하고 사업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토토를 공단이 직영화할 필요가 있다”는 명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과연 공단의 직영·공영화가 능사인가”라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공단 측이 “경륜·경정·복권 사업 성공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들 사업은 현재 성장이 정체되고 있고, 과거 경기복권의 실패사례도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포츠베팅 사업을 민간위탁에서 국가직영 구조로 전환한 일본은 순수 스포츠베팅 상품의 발매액이 1년 만에 30% 이상 감소했고, 여전히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이탈리아, 호주, 홍콩 등 주요 선진국들은 대부분 사행산업을 규제 및 감독만 할 뿐 민간위탁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트렌드다. 최근 정부도 공기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추세인데, 공단의 스포츠토토 직영화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일이기도 하다. 공단이 법 개정 의욕만 앞세웠지 스포츠토토 종사자와 판매점, 시민단체 등의 목소리를 듣는 데 미흡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즉흥적 결정보다는 공청회는 물론 외부전문기관 용역 등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