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졸업식후 달려온 미켈슨 6번째 2위
우즈는 13오버293타 공동 32위 최악
‘아마 돌풍’ 마이클 김은 공동 17위에
저스틴 로즈(33·잉글랜드)가 제113회 US오픈(총상금 800만 달러·우승상금 144만 달러)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로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 골프장(파70·699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5개를 적어내며 이븐파 70타를 쳐 합계 1오버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US오픈에서만 5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던 ‘왼손의 제왕’ 필 미켈슨(미국)은 로즈에 2타 뒤진 3오버파 283타로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공동 2위에 머물렀다. US오픈에서만 6번째 2위다.
● 잉글랜드 출신, 43년 만에 우승
잉글랜드 출신의 로즈는 US오픈에서 1970년 토니 재클린 이후 43년 만에 우승한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가 됐다.
로즈는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에 모두 37차례 출전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해 PGA 챔피언십 공동 3위였다. US오픈 우승으로 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서 각각 4승씩을 기록했다.
로즈를 비롯해 최근 10년 동안 US오픈 우승자는 비 미국인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영국계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10년 그레임 맥도웰을 시작으로 2011년 로리 매킬로이(이상 북아일랜드)가 우승했다. 미국 선수로는 2003년 짐 퓨릭, 2008년 타이거 우즈, 2009년 루카스 글로버, 2012년 웹 심슨이 우승했다.
● 미켈슨 딸 졸업식 참석 후 6번째 준우승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US오픈 우승을 바라봤던 필 미켈슨은 아쉽게 공동 2위에 그치며 5번째 메이저 우승의 꿈을 접었다.
대회 전부터 미켈슨에게 큰 관심이 쏠렸다. 그는 큰딸 어맨다(14)의 졸업식에 참석하느라 대회 전날 밤 샌디에이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1라운드 당일 새벽에 골프장이 있는 필라델피아에 도착했다. 4라운드가 열린 16일(현지시간)은 미켈슨의 43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미켈슨은 1999년 US오픈에서 처음 준우승을 차지한 뒤 지금까지 모두 6번이나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켈슨은 “지금까지 US오픈 중에서 가장 우승에 가까웠던 대회였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며 아쉬워했다.
● 한국 선수 4명 본선진출…최경주 공동 32위
한국(계)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모두 7명이 출전했지만 본선에 오른 건 4명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배상문(27·캘러웨이)이 컷 탈락했고, ‘맏형’ 최경주(43·SK텔레콤)는 공동 32위에 그쳤다. 한국(계) 선수 중에선 아마추어 마이클 김(20·한국이름 김상원)과 존허(22)가 공동 17위(10오버파 290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UC버클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마이클 김은 지역예선을 거쳐 올라온 뒤 3라운드까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 선수의 US오픈 역대 최고 성적(2011년 양용은 공동 3위) 경신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 우즈, 최악의 성적으로 마무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서 4오버파 74타를 치며 합계 13오버파 293타로 공동 32위에 그쳤다. 1996년 프로 전향 이후 US오픈에서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다.
우즈는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1996년 US오픈에서 14오버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프로 데뷔 이후 13오버파는 처음이다. 2006년 US오픈에서 2라운드까지 12오버파를 기록하고 컷 탈락했고 2003년 PGA챔피언십에서 12오버파를 적어낸 게 최악의 성적이었다.
우즈는 프로 전향 이후 출전한 US오픈에서 2006년 한 차례 컷 탈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공동 21위가 가장 낮은 순위였다. 공동 32위는 컷을 통과한 대회에서 기록한 가장 낮은 순위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