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조별예선 A조 희비 쌍곡선
우즈베키스탄, 카타르전서 5골 몰아넣어
골득실차 1점차 3위로 밀려…PO 치러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었다. 7라운드까지 한국이 4승2무1패(승점 14)로 선두, 이란이 4승1무2패(승점 13)로 2위를 달렸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도 희망은 충분했다. 한국이 이란을 꺾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홈에서 제압한다는 가정 하에 브라질에 갈 수 있었다.
물론 한국도 이란에 대패한 뒤 우즈베키스탄이 대승하면 3위로 밀릴 가능성도 있었다. 한국과 이란이 비기면 우즈베키스탄은 5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했다. 이 때까지 골 득실은 한국 +7, 이란 +5, 우즈베키스탄 +1.
“우즈베키스탄이 더 좋다”는 한국보다는 이란이 더 급했다. 갖은 독설로 홈 팀을 자극한 케이로스 감독 탓인지 이란은 내내 쫓겼다. 한 관계자가 멀쩡한 판정에 시비 걸다 엄청난 야유를 받는 장면을 본 이란 기자들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울산문수경기장 취재석에 앉은 이들이 노트북을 펼쳐 가장 먼저 한 일은 한국-이란, 우즈베키스탄-카타르 2경기를 실시간 문자 중계한 국제축구연맹(FIFA) 홈 페이지 접속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이 쉽게 리드해 이란을 다급하게 하리란 당초 예상은 모호해졌다. 한국-이란전보다 2분 늦게 킥오프 된 가운데 카타르가 전반 37분 첫 골을 먼저 뽑았다. 국기를 꽂고 자국을 응원하던 이란 취재진의 표정도 환해졌다. 하프타임까지 0-0. 이대로라면 월드컵은 한국, 이란의 몫이었다. 후반전은 더 꼬였다. 일방적으로 몰아친 한국이 오히려 후반 15분 구차네자드에 일격을 당했다. 거의 동시에 우즈베키스탄이 동점(후반 15분), 12분 뒤 역전, 후반 29분 3번째, 42분에 4번째 골, 추가시간 5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란 벤치도, 기자들도 초조해졌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의 월드컵 본선 직행을 위해선 한국의 역전이 필요했지만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우즈베키스탄은 3위로 밀리며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됐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