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수 윤근영 몸만 풀다 퇴장 왜?

입력 2013-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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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윤근영. 스포츠동아DB

코칭스태프, 출전불가선수 표시해놓고 교체 강행
투구 했다면 기록원·심판 등 줄줄이 징계 당할 뻔

26일 대전 한화-삼성전에서 황당한 투수 교체로 잠시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3-2로 앞선 8회초 1사 후 우완 김광수를 대신해 좌완 윤근영을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윤근영은 마운드 위에서 연습투구를 미처 해보기도 전에 퇴장해야 했다. 이주헌, 윤치원 공식기록원이 원현식 주심에게 ‘윤근영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선수’라고 알려줬기 때문이다.

1군 엔트리는 총 26명이지만 매 경기 출전 가능한 선수는 25명으로 제한돼 있다. 엔트리 등록·말소와 부상 등에 대비해 선수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날 경기에서 출장하지 못하는 선수는 ‘△’ 표시를 해놓는데, 이날 한화 선수 명단에선 윤근영이 해당자였다. 통상적으로 다음날 선발투수를 경기 출전 불가 선수로 지정하는데, 27일 선발투수인 데니 바티스타가 1군 엔트리에 빠져있어 한화는 윤근영의 이름 앞에 ‘△’ 표시를 해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한화 코칭스태프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이날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윤근영을 불펜에 대기시켰고, 등판까지 강행했다. 이에 심판진은 기록원의 통보로 윤근영의 등판이 불가능한 사실을 확인한 뒤 한화에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한화 벤치는 다시 황급히 우완 송창식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근영으로 바뀌자 좌타자 우동균을 오른손 대타 김태완으로 교체했던 삼성은 투수가 다시 송창식으로 교체되자 심판진에게 ‘대타 교체 무효’를 요구하며 항의했고, 심판진은 이를 받아들였다. 만약 윤근영이 정식 투구를 했더라면 해당 선수와 해당팀 코칭스태프, 기록원, 심판진의 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3할을 밑도는 승률로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는 한화다. 그래도 팬들은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팀에선 좀처럼 범하지 않는 실수까지 버젓이 저지르는 한화다.

어수선한 한화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촌극이었다.

대전|홍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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