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류현진 8승 실패, ‘원정 징크스’ 극복 과제 남겼다

입력 2013-07-11 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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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26·LA 다저스). 동아닷컴DB

“류현진 안에는 두 명의 다른 투수가 있는 것 같다.”

1950년부터 다저스의 중계를 맡고 있는 빈 스컬리 씨가 원정경기에서 약한 류현진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11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 디백스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5이닝 동안 홈런 1개, 3루타 1개, 2루타 1개 등 총 7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5실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진 3개를 잡았지만 볼넷도 2개를 내줬다. 2.82이던 평균자책점은 3.09로 나빠졌다.

다저스타디움에서 거둔 성적은 4승1패 평균자책점 1.90. 다저스 투수로는 유일하게 올스타로 뽑힌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5승3패, 평균자책점 1.65)와 견줄만한 뛰어난 성적이다.

하지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디백스와의 경기에서 5점이나 허용해 원정 평균자책점은 4.42로 치솟았다. 홈과 원정의 평균자책점 차이가 무려 2.52나 되니 다저스 중계만 64년 차인 스컬리 씨 눈에 의아하게 보였을 법도 하다.

공교롭게도 디백스의 중심 타선이 나선 홀수 이닝에 실점을 허용했다. 1회 1사 후 애런 힐에게 90마일짜리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빼앗겼다. 시즌 10호째 피홈런. 폴 골드슈미트와 마틴 프라도에게 볼넷을 내주며 고전을 면치 못한 류현진의 1회 투구수는 26개나 됐다.

3회에는 첫 타석에서 삼구 삼진을 잡았던 A J 폴락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은 후 힐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2점째를 빼앗겼다.

다저스가 3-2로 전세를 뒤집은 5회말은 재앙 그 자체였다. 1사 후 폴락과 힐에게 연속 좌전안타를 맞은 후 골드슈미트에게 93마일(150km)짜리 바깥쪽 낮은 직구를 던지다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2사 후에는 프라도를 상대로 투스트라이크에서 좌전 적시타를 맞아 5점째를 내줬다. 5회에만 류현진이 던진 공은 무려 34개에 달했다.

마운드에서 류현진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사이 타선도 비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8번 타자로 나선 닉 푼토가 2회와 4회 각각 1사 1, 3루의 기회에서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 무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린 스캇 밴 슬라이크는 핸리 라미레스의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3-2로 전세를 뒤집은 5회 1사 만루에서 유격수쪽 병살타를 때려 땅을 치고 말았다.

7회초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에 나선 다저스는 9회초 2사 1, 2루에서 A J 엘리스가 5-5를 만드는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때려 류현진을 패전의 멍에에서 구해냈다.

7승3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원정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 류현진이 후반기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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