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류승우 父 “연봉 1억8000만원은 좀…”

입력 2013-07-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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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출신 류승우가 독일 명문 도르트문트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의 조건이 기대 이하여서 이적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U-20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는 류승우.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류승우 도르트문트 가나?

5년 계약 제시…세금 빼면 1억1000만원
獨 언론, 도르트문트행 확정적으로 보도
류승우 父 “강하게 원하는 조건 아니다”
전문가 “유망주 영입 수준…신중할 필요”


“지금 제시받은 조건이면 보내기 힘들다.”

U-20 대표팀의 스타플레이어 류승우(20·중앙대)의 아버지 류재근 씨가 아들의 도르트문트 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류승우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도르트문트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는 16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가 류승우를 데려간다”고 보도했다. 류승우는 얼마 전 끝난 터키 U-20 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렸다. 특히 포르투갈과 2차전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부상 당해 16강과 8강은 뛰지 못했다. 도르트문트는 작년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명문구단이다. 도르트문트는 2010년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가가와 신지를 이적료 35만 유로(5억원)에 영입해 작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600만 유로(234억원)에 이적시키며 큰 재미를 봤다. 키커는 “도르트문트가 류승우에게 가가와 신지에 이어 2번째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도르트문트 조건 기대이하

도르트문트는 U-20 월드컵 직전에 열린 5월 프랑스 툴롱 친선대회부터 류승우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번 이적을 추진 중인 스포티즌 관계자는 “툴롱 대회 때 도르트문트 스카우트가 왔고, U-20 월드컵 기간에는 기술이사(스카우트 총책임자)가 직접 지켜봤다”고 말했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달 초 공식 제안서에 이어 얼마 전에는 세부적인 계약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보내 왔다.

문제는 도르트문트가 류승우에게 제시한 조건이다.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도르트문트는 5년 계약에 연봉 1억8000만원을 제시했다. 세금 40% 정도를 제하면 1억1000만원이 조금 넘는다. 류승우는 대학생 신분이라 별도 이적료는 없다. 스포티즌 관계자는 “도르트문트가 20세 이하 아마추어 선수를 영입할 때 정해진 금액이다. 도르트문트는 1군을 24명으로 운영한다. 작년에 1군 경기를 1경기도 못 뛴 선수가 없다. 류승우에게도 출전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류재근 씨는 “아들의 미래를 돈에 휘둘릴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도르트문트가 승우를 강하게 원한다고 보기에는 합당하지 않은 조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류승우의 스승인 중앙대 조정호 감독도 “승우는 앞으로 상품가치를 계속 높여가야 할 선수인데 도르트문트가 명문구단임을 감안했을 때 파격적인 제안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 류승우는 유망주 영입 차원

도르트문트는 류승우를 즉시전력감이 아닌 유망주 차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 조건이라면 구단이 선수를 당장 1군 엔트리에서 활용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1군 경기는 5경기 안팎, 그것도 풀타임이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투입해 좀 더 장기적으로 보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도르트문트가 류승우를 강력하게 원한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유럽 구단들은 큰 금액을 투자하지 않았을 경우 기대에 못 미치면 냉정하게 내친다. 더 큰 성장을 위해 앞으로 1∼2년이 중요한 류승우 입장에서 도르트문트의 이런 제안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류재근 씨는 “무턱대고 나갔다가 미아신세가 되면 어떡하나. 정말 도르트문트가 아들을 원한다면 구단 관계자가 와서 설명을 하는 등 우리를 납득시키는 그런 과정도 필요할 것 같다. 아들의 축구인생이 달린 일이다. 섣불리 결정할 수 없지만 지금 조건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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