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시엘 푸이그(23·LA 다저스). 동아닷컴DB
메이저리그 구단은 경기 전 3~4시간 전에 언론에 클럽하우스를 개방한다. 언론에게 개방된 클럽하우스 출입시간은 약 1시간 30분. 이 시간 동안 취재진들은 클럽하우스 내에서 선수들과 인터뷰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룰이 있다. 당일 선발투수에게는 경기 전 인터뷰 요청을 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당일 선발투수는 상대타자 분석 등 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고 예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클럽하우스 내에서 영상과 사진 촬영도 허용되지 않는다. 선수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물론, 인터뷰하는 선수의 라커 앞에서만 국한된 영상과 사진 촬영은 가능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쿠바 돌풍’을 몰고 온 야시엘 푸이그(23·LA 다저스)는 언론의 취재대상 1순위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팬들과 언론의 관심에 비해 푸이그와 관련해 알려진 이야기는 많지 않다. 이는 다저스 구단이 유독 푸이그의 경기 전 인터뷰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이그는 경기가 끝난 뒤 경기 내용과 관련된 인터뷰만 한다.

야시엘 푸이그(23·LA 다저스). 동아닷컴DB
이 때문에 미국 현지 언론들은 불만이 많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만난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 기자들과 방송사 관계자들은 “왜 푸이그만 특별 관리하는지 모르겠다. 팬들은 그의 성장과정이나 고향인 쿠바에서의 생활 등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한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이처럼 언론의 불만이 고조되자 다저스 구단은 지난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mlb.com과 푸이그의 경기 전 인터뷰를 허락했다.
푸이그는 이날 자신의 전담통역인 팀 브라보와 함께 한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달의 기억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돼 너무 기쁘고 나를 응원해주는 다저스 팬들과 동료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이날 경기 전 인터뷰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쿠바에는 언론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곳에는 언론이 너무 많고 유독 나에게만 쏟아지는 그들의 관심을 원치 않을 뿐”이라며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유명세를 치르는 것이 부담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야시엘 푸이그(23·LA 다저스). 동아닷컴DB
푸이그는 이어 “내가 인터뷰를 기피하는 것은 모든 언론이 나한테만 집중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나보다는 우리 팀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불펜이나 더그아웃에 많은 동료들이 있으니 그들에게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장차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자신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공격적인 선수였다. 아버지는 물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여러 지도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이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다. 하지만 헨리 라미레즈(30)나 아드리안 곤잘레스(31)처럼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그들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 경기에서 실책을 하거나 그로 인해 팀에 피해가 가면 정말 미안하다. 앞으로도 경기에 나서면 항상 최선을 다할 생각이지만 지금보다는 차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