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다승왕보다 중요한 건 팀 승리”

입력 2013-07-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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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는 용병과 토종을 통틀어 9개 구단 투수 중 유일하게 전반기 10승 고지를 밟았다. 2011년 15승, 2012년 11승을 거둔 그는 한국무대 3년째를 맞은 올 시즌 최고의 페이스를 자랑하며 다승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전반기 홀로 10승…다승 단독 선두

동료 투수들 위해 심판 판정에 항의도
김진욱 감독 “용병 아닌 팀 주축 역할”
후반기 데뷔 3시즌 만에 다승왕 노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손꼽힌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정교한 제구력까지 갖춰 용병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는 구단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매년 각 팀은 ‘제2의 니퍼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될 정도다. 니퍼트는 올 시즌에도 전반기에만 10승(4패)을 수확하면서 최고 투수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 프록터가 가져온 변화

니퍼트는 변함없는 구위로 위력을 뽐내고 있지만, 뭔가 달라졌다. 묵묵하게 경기만 치렀던 예년과 달리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1일 대전 한화전에선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과거와 다른 모습이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본인이 이제는 용병이 아니라 팀의 주축투수라는 걸 느끼는 모양이다. 단순히 자신의 불만을 토로한 것이 아니라 동료 투수들을 위한 어필이기도 했다.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용병투수 니퍼트가 아니라 진정한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니퍼트가 됐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공수 교대 시 거의 매 이닝 야수들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이파이브로 동료들을 반긴다.

니퍼트의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함께 어울렸던 스캇 프록터(36)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두산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프록터는 팀 분위기에 묻어가는 다른 용병들과 달리 미팅을 소집하고, 불펜요원들이 부진할 때는 격려하는 등 라커룸의 리더 역할을 했다. 이 관계자는 “프록터가 니퍼트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 프록터와 1년을 함께 하면서 니퍼트도 많은 것을 느낀 것 같다”며 니퍼트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 변함없는 구위, 다승왕 페이스?

경기 내용 측면에서도 니퍼트는 에이스라는 호칭이 잘 어울린다. 등 통증으로 5월 초 한 차례 로테이션에서 빠졌을 뿐, 팀 투수진이 붕괴된 5월에서 6월 초에도 꾸준히 승수를 쌓으며 버팀목이 됐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던 6월 27일 광주 KIA전에선 121구를 던지며 완투승(9이닝 6안타 4실점)을 거둬 불펜요원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니퍼트는 전반기 유일의 10승투수가 되면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자신의 시즌 최다승(2011년 15승)을 넘어 한국무대 데뷔 3시즌 만에 다승왕도 노려볼 수 있다. 그는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반기 다승 1위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후반기에도 매 경기 팀 승리를 돕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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