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타카 이식 과르디올라, 노란벌떼 공습 이겨낼까

입력 2013-08-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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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데스리가 주말 개막…최대 관전포인트는?

축구 팬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기다린다. 드디어 유럽 축구가 시작된다. 주말 독일 분데스리가를 시작으로 유럽 프로리그가 차례로 막을 올린다. 가장 먼저 커튼을 여는 분데스리가는 10일(한국시간)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5월10일까지 18개 팀이 각각 34라운드의 대장정을 이어간다. 함부르크SV(독일)에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손흥민(21·바이얼 레버쿠젠),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바젤FC(스위스)에서 분데스리거가 된 박주호(26·마인츠05) 등 코리안 3총사가 출격 신호를 기다리고 있어 더욱 관심이다. 지난 시즌 유럽 최강자에 오른 ‘명가’ 바이에른뮌헨과 ‘만년 2인자’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라이벌전 등 화젯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트레블 위업 뮌헨, 과르디올라 축구 접목
클럽월드컵·UEFA 슈퍼컵 우승 동기부여

도르트문트 獨리그·챔스리그 2인자 설움
레반도프스키 등 주력들 건재 우승 재도전



● 바이에른뮌헨 & 과르디올라의 궁합은?

쫓는 자보다 쫓기는 자가 훨씬 불안한 법이다. 바이에른뮌헨의 처지가 그렇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뮌헨은 정규리그-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컵 대회까지 석권했다. 독일 축구클럽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3관왕) 위업을 이루며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성과를 냈다. 당연히 이번 시즌 목표는 정상 수성이다. 추가 목표도 생겼다. 유럽 축구의 한 시즌 시작을 알리는 UEFA 슈퍼컵(챔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우승 팀간 단판 대결), 연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메이저 5개 대회 정상보다 확실한 동기부여는 없다.

바이에른뮌헨을 보는 시선이 긍정적인 이유는 사령탑 때문이다.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 초년병까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영광을 진두지휘한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클럽의 새 수장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견제가 계속된 스페인 무대에서 바르셀로나를 챔스리그 우승 2회, 프리메라리가 정상 3회 등 탁월한 업적을 일궜다.

빠른 패스를 앞세워 볼 점유율을 늘려가는 플레이(일명 ‘티키타카’)를 구사해 세계 축구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11∼2012시즌 이후 1년여 간 공백이 있었지만 바이에른뮌헨은 주저 없이 과르디올라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의 철학은 분명하다.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바이에른뮌헨에도 덧입히는 것. 기존의 안정 축구에 창의적이고도 정확한 패스까지 가미되면 더 무서워진다. 마리오 괴체와 티아구 알칸타라의 영입이 이를 증명한다.

전력 이탈도 거의 없었다. ‘UEFA 최우수 선수상’ 유력 후보인 프랭크 리베리는 가장 ‘바이에른뮌헨다운’ 플레이를 한다.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스페인과 독일은 전혀 다른 문화와 축구를 해왔다. 조직력에 힘까지 가미된다. 제공권 다툼도 잦다. 시행착오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 두 번의 아픔은 없다!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에게 ‘바이에른뮌헨 콤플렉스’는 상상 이상이다.

꼭 넘고 싶지만 좀처럼 극복할 수 없는 벽. 지난 시즌이 그랬다. 정규리그와 챔스리그를 모두 내줬고, 그 다음 자리에 올랐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과감한 투자보다는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괴체를 바이에른뮌헨에 빼앗겼지만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잔류시켜 한시름 놨다. 위르겐 클롭 감독에게는 건재한 주력들이 큰 힘이 된다.

완벽한 조직을 바탕으로 쉼 없이 볼을 향해 달려드는 ‘벌떼 축구’의 골격을 이룰 라인업 대부분이 남았다. 골키퍼 바이덴펠러와 수비수 훔멜스, 중원의 핵심 일카이 권도간의 존재는 ‘괴체가 빠진’ 최전방을 어느 정도 메워준다.

최근 안방에서 열린 독일 슈퍼컵에서 바이에른뮌헨을 제압한 것도 자신감을 준다.

지난 시즌 빼앗긴 타이틀에 비해 비중은 다소 떨어지긴 해도 트라우마의 반복은 피할 수 있었다. 다만 바이에른뮌헨은 1, 2진이 거의 대등한 실력이지만 도르트문트의 선수층은 그리 풍성하지 않다. 클롭 감독이 꾸준히 시도해온 팀 로테이션도 한계가 있었다.

시즌 초반의 흐름이 도르트문트의 한해 농사를 좌우할 전망이다.


● 독일 축구가 양강? 우리도 뛴다!

바이에른뮌헨과 도르트문트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건 당연하지만 혼전의 틈을 노리는 팀들도 많다. 손흥민을 영입한 레버쿠젠이 대표적이다. 지난 시즌 2위 도르트문트에 승점 1이 부족해 3위에 올랐다. 그 덕분에 2년여 만에 챔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예상을 뒤엎고 챔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2001∼2002시즌처럼 또 한 번의 전진을 꿈꾼다. 클럽 산하 유스 출신이 많은 도르트문트에 뒤지지 않은데다 4위 샬케04에는 승점 10이 앞서 사미 히피아 감독도 반란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레버쿠젠이 챔스리그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독일 축구의 최근 강세가 ‘반짝 행보’인지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밖에 상위권 도약으로 자존심 회복을 벼르는 함부르크, 늘 힘겨운 강등권 사투를 벌여온 아우크스부르크 등의 행보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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