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유먼은 다승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다승왕보다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우선하고 있다. 고향의 여름 날씨가 한국과 비슷해 더위에도 끄떡없다는 그는 롯데의 희망봉이다. 스포츠동아DB
11승 다승 1위 갈길 바쁜 롯데 희망
작년 이어 올 시즌도 PS진출 중책
다승 보다 작은 실수 줄이는데 집중
더위속 호투? 내 고향 여름도 찜통
5위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3위 두산과 4위 넥센을 끈질기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주 롯데는 3연승 후 3연패를 기록하며 4강권 추격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1승이 절실한 롯데에서 한국무대 2년차인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34)의 존재는 4강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희망봉’이다. 지난해 13승을 수확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톡톡히 기여한 유먼은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 다승왕보다는 포스트시즌!
유먼은 13일까지 11승(3패)으로 다승 부문 1위에 올라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지난해의 13승을 넘어 15승까지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유먼이 다승왕에 오른다면, 2009년 KIA 로페즈 이후 4년 만에 다시 용병 다승왕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그도 다승왕보다는 팀의 가을잔치 참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유먼은 “다승왕은 운이라고 생각한다. 컨디션이 좋은 날이더라도 상대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할 수 있다. 오히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승리투수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야구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등판한 경기에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의 투구를 하는 것이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팀의) 1승이 귀중한 상황이다. 이럴 때 일수록 작은 실수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 역시 실투를 더 줄이도록 집중해서 투구할 것”이라며 집중력을 강조했다.
● 무더위에도 끄떡없는 이유는?
지금이야 다승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유먼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5월말부터 6월초 그에게는 대량실점 경기가 갑작스레 많아졌다. ‘구위에 작년만 못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 평가와 더불어 체력적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유먼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6월말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호투를 이어나갔다. 6월 21일 문학 SK전(6.2이닝 3자책점)부터 8월 11일 문학 SK전(6이닝 1자책점)까지 9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이어오고 있다. 또 6월 7일 잠실 LG전에서 패전투수(3.1이닝 6실점)가 된 뒤로는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유먼의 호투는 거듭되고 있다. 더 이상 그의 체력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무더운 날씨에도 호투를 하는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 고향 루이지애나의 날씨가 한국의 여름과 비슷하다. 어릴 때부터 더운 곳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이 정도 더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피와 몸이 더위에 적응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더워질수록 페이스가 좋아지는 모양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더운 날씨에 익숙한 것만이 단순히 여름 호투의 비결이 될 수는 없다. 여기에는 그의 노력도 곁들여졌다. 유먼은 “체력 유지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한다. 또 잘 먹고 잘 쉰다. 한국 음식도 먹는다. 단, 건강에 좋다고 해도 개고기는 사절이다”고 얘기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