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고백했다. 그것은 ‘온통 사심으로 가득 찬 여행이었다’고. 다섯 살인 아이를 데리고 33일 동안 단 둘이, 그것도 미국의 디즈니랜드도 아닌 ‘변방’의 크로아티아를 여행을 한다는 것은 ‘아이’를 위한 것만은 아닌 ‘엄마의 사심’이 많이 작용한 여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왜 이런 ‘불온한 여행’을 떠났을까. 지은이 정유선 씨는 20년간 방송작가로 줄기차게 언어를 배설하며 살았다. 불혹의 고개를 넘을 즈음 일과 집과 육아라는 트라이앵글 속에서 탈출해 새로운 꿈을 찾고 싶었다. 아이와 함께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것이 새로운 꿈의 출발점이었다.
이 책은 다섯 살 아이와 함께 한 크로아티아 여행의 기록이다. 여행하는 동안 우후죽순처럼 크는 아이와 함께 한 켜 한 켜 쌓은 이야기다. 그는 여행을 하며 쑥쑥 크는 아이를 보고 아이를 통해 성장하는 자신을 보며 모자의 여행이 그 어떤 교육보다 가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 진기한 경험을 많이 알리고 싶어 자판을 두드렸단다. 책을 읽고 나면 ‘사심의 여행’이 아닌 ‘모정의 여행’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방송작가다운 말랑말랑하고 톡톡 튀는 언어와 엄마와 아이의 천진난만한 대화는 여는 여행기에선 보기 힘든 양념 그 이상의 양념이다.
연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