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ML 정상급 투수 무어 “이학주, 빨리 완쾌됐으면”

입력 2013-08-19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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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무어(24·탬파베이). 동아닷컴 DB

[동아닷컴]

“이학주(23·탬파베이)가 빨리 완쾌돼 빅리그에서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 특급투수가 국적이 다른 외국인 마이너리거를 기억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탬파베이 좌완 맷 무어(24)는 달랐다. 야구실력은 물론 뛰어난 성품으로 유명한 그는 올 해 빅리그 승격이 유력했지만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된 이학주의 신속한 복귀를 기원했다.

플로리다 출신인 무어는 200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탬파베이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고, 4년 뒤인 2011년 9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불펜 투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무어는 그 해 9월 30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1차전 선발투수로 기용됐다. 그러자 미국 언론은 빅리그에 갓 데뷔해 선발 경험도 한 번밖에 없는 무어를 향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하지만 무어는 당시 텍사스 강타선을 상대로 7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자신을 믿고 기용해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한 것은 물론 단숨에 빅리그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것.

그 후 무어는 빅리그 풀타임 첫 해였던 지난해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81의 성적을 남겼고, 올해도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 중이다. 특히 그는 19일(한국시간) 현재 메이저리그 다승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빅리그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미국 방송 ESPN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팀들의 최고 원투펀치 조합을 선정했는데 “다저스에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있다면 탬파베이에는 프라이스와 무어가 있다”고 보도할 만큼 무어의 가치와 존재감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다승왕을 향해 질주하던 무어는 지난달 말 왼쪽 어깨 근육통증 때문에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당초 지난 주말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실시한 불펜투구에서 불편함을 느껴 다음 주말로 복귀를 미룬 상태.

동아닷컴은 최근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무어를 만나 인터뷰했다.

맷 무어(24·탬파베이). 동아닷컴 DB

다음은 무어와의 일문일답.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지만 그리 나쁜지는 않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알다시피 최근 부상자 명단에 올라 등판을 못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 중요한 시기인데 팀 전력이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그래서 우선은 건강을 되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이거다'하고 콕 집어 말할 수 있는 비결은 없다. 다만 야구를 시작한 후 새로운 기술을 찾거나 색다른 시도를 하기 보다는 이미 내가 가진 재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집중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현재 메이저리그 다승부문 2위에 올라있다. 다승왕 무어를 기대해도 될까?

“(웃으며) 일단은 내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얼마나 잘 던질 수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본다. 지금 현재는 장담할 순 없지만 우리 팀 전력이 좋은 만큼 예정대로 복귀해 과거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야구는 맨 처음 언제 시작했나?

“미국의 여느 아이들처럼 4~5세 때 T볼부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롤모델은 누구였나?

“아버지와 형이었다. 그들이 프로경험이 있는 야구선수는 아니었지만 나에게 야구를 가르쳐주었다. 특히 내가 성장기에 야구외적으로 고민할 때 그들은 늘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며 정신적인 멘토 역할을 해주었던 내 삶의 롤모델이자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지난 7월 22일 보스톤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을 거두었을 때다. 아울러 지난 달 올스타에 뽑혔을 때 동료들이 나를 위해 파티를 열어줬는데 그 때도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지금인 것 같다. 올 해 우리 팀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성적이 좋았는데 부상 때문에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해 속상하다. 특히 빅리그 데뷔 후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은 처음이어서 지금의 이런 분위기가 매우 낯설다. 하루 빨리 부상에서 탈피해 팀 전력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맷 무어(24·탬파베이). 동아닷컴 DB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는 누구인가?

“내 경우는 애리조나 외야수 코리 로스이다. 물론 그가 리그를 대표할 만큼의 강타자는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코리가 타석에 들어서면 내가 느끼는 긴장감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에게 느끼는 감정 그 이상이다.”

-시즌 중 슬럼프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

“슬럼프가 찾아오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도 항상 다르다. 나 같은 경우 올 초에 속구를 던질 때 손에서 공을 놓는 릴리즈포인트를 일정하게 가져가지 못해 고전했다. 그런 때는 평소보다 더 많은 연습량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해내는 수밖에 없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나?

“(웃으며) 비디오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많은 시간 게임을 즐기는 편이다. 그 외에는 보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 낚시를 하는 것도 좋아한다.”

-야구 외에 잘하는 운동이 있다면?

“(웃으며) 야구 외에 잘하는 운동은 없다. 물론, 다른 운동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지만 실력은 보통이다. 골프도 자주 치는데 심적으로 힘들 때 기분 전환하는데 좋은 것 같다.”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글쎄, 어려서 야구를 시작한 후 다른 꿈은 가져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특히 17살 때 프로에 지명된 후에는 더 그랬던 것 같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있다. 팀 동료들이 내 이름을 줄여 매티모라고 부른다.”

맷 무어가 팬들의 사인 공세에 응하고 있다. 동아닷컴 DB

-야구선수들은 저마다 징크스가 있다. 당신도 그런가?

“그렇다. 나 같은 경우는 등판하기 전에 항상 헤비메탈 음악을 듣고 마운드에 오른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헤비메탈 음악의 강력한 비트나 사운드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내 심장박동도 더 강하게 뛰고 그러다 보면 마운드에 올라가 상대타선을 제압하고픈 강한 승부사 기질이 생긴다.”

-당신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3가지만 꼽자면?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종교 그리고 내가 키우는 강아지이다.”

-무어에게 ‘야구’란?

“야구장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는 다른 직업 군에 있는 사람들과 달리 야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의 관심도 많이 받는다. 아울러 메이저리그 선수는 야구를 통해 팬들에게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야구란 단순한 직업 그 이상이며 가급적 청소년이나 어린 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 언행 하나에도 각별히 신경 쓰는 편이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당신과 탬파베이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먼저, 멀리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특히 외국에 있는 팬들은 직접 경기장에 와서 우리의 플레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과 응원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탬파베이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톤 또는 LA 다저스처럼 인기 있는 팀이 아니어서 우리를 향한 팬들의 관심과 응원이 더 고맙다.

나 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미 공군이어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4년간 살았던 경험이 있다. 그 때 일본프로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아시아 야구와 팬들이 크게 낯설지 않다. 또한 탬파베이 트리플 A 팀에 한국인 유격수(이학주)가 있는데 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됐다고 들었다. 기량이 좋은 선수인만큼 하루 빨리 완쾌해 빅리그에서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한국 팬들에게도 더 좋을 것 같다.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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