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이승기 “크로아티아전 골로 말하겠다”

입력 2013-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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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전북 이승기는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DB

홍명보호 빈약한 골 결정력 책임감 느낀다
리벤지매치서 골 넣고 브라질 비행기 탈 것
리그선 개인기록보다 전북 우승 위해 최선


이승기(25·전북 현대)는 바쁘다. 전북 완주의 율소리 훈련장과 파주NFC를 빠짐없이 드나들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율소리에선 녹색의 전북 유니폼을, 파주NFC에선 태극마크 선명한 빨간 유니폼을 입는다. 3월26일 카타르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오른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을 뿐 대표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주는 리그 주중경기가 없었다. 그는 외박을 받아 고향 광주로 향했다. 보양식을 부모님과 함께 먹으며 오랜만에 망중한을 즐겼다. 20일 짧은 휴가를 마치고 팀 훈련에 복귀한 이승기를 전화인터뷰 했다.


● 축구열기 전북 “못 하면 욕 더 먹어”

이승기는 17일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남과 홈경기에서 호쾌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골로 이어지며 나란히 승점3 확보에 실패한 선두 포항과 2위 울산과 승점차를 좁혔다. 시즌 4호골. 이승기는 3도움 포함해 7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작년 4골12도움에는 많이 부족한 수치. 그는 “작년 광주(전 소속팀)에서 16개의 공격포인트를 했지만 많이 지면서 열심히 한 보상이 따르지 않았다. 전북에선 골을 못 넣어도 동료들이 넣어 많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단점(?) 아닌 단점도 언급했다. 그는 “전북이 실력도 있고 인기도 많아 좋긴 하지만 못하면 욕을 더 많이 먹는다”고 웃었다. 그는 시즌을 앞두고 15골을 목표로 했다. 지금은 아니다. 일찌감치 공격포인트 욕심을 버렸다. 리그 우승이 유일한 목표다.

분위기는 좋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에서 전북으로 복귀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6월30일 경남과 첫 경기에서 4-0 대승한 뒤 정규리그에서 6승2무1패로 고공행진 중이다. 이승기는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팀에 대한 애착을 갖고 경쟁적인 부분을 강조하신다. 선수들도 작은 것에도 집중하고 이기려는 마음이 커졌다. 많이 뛰면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하위 그룹으로 나위는 스플릿시스템까지 단 3경기. 전북은 상위그룹 진출을 확정했다. 이젠 선두 등극만이 남았다. 그는 “3경기(제주-서울-인천) 모두 승리해 1위로 올라서고 싶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높다. 시즌 초반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해 한달 가까이 재활했다. 완전히 회복돼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조직적인 부분은 문제가 없다. 단지 최 감독이 지적한 문제점들을 고쳐나가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수비 때 공을 주고 들어가는 부분이나 수비에 집중했을 때 공격이 위축되는 성향을 말씀하셨다. 귀담아 듣고 공수밸런스를 갖추려고 한다”고 밝혔다.


● 전주 개최 크로아티아전 “골로 말하고 싶다”

어느덧 태극마크 3년차가 됐다. 조광래 감독 밑에서 첫 발탁된 후로 줄곧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이승기를 중용한다. 일례가 있다. 홍 감독은 7월 중순 동아시안컵을 앞둔 파주NFC 훈련에서 이승기를 따로 불렀다. 어느 포지션이 편하냐는 질문에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홍명보호가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출전했다. 2차례 선발과 2차례 교체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단 1골의 빈약한 결정력을 드러냈다. 그는 “공격 일선에 있는 선수로 책임감을 느낀다. 골에 대한 집착이 더해지다 보니까 부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짧은 시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다음에는 꼭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9월부터 해외파를 소집한다. 이승기는 “저나 해외파 모두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 쏟고 싶다. 재밌는 경쟁이 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감독이 강조하는 ‘원 팀(one team)’에 녹아드는 데는 문제가 없다. 경쟁력은 결국 ‘골’이다. 그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어필할 수 있는 건 골이다. 리그에서 잘 해서 대표팀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9월10일 크로아티아전은 전북의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두 가지 목표가 있다. 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전에서 20분 남짓한 시간을 뛰면서 0-4 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설욕을 원한다. 더 큰 간절함도 있다.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이다. 그는 “전주에서 골을 넣어 브라질월드컵 승선을 확정하고 싶다”고 강한 바람을 드러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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