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애틀 코치 “최지만은 메이저리그급 타자”

입력 2013-08-27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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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22·시애틀). 동아닷컴DB

[동아닷컴]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 A팀(타코마 레이니어스) 타격코치 하워드 존슨(53)이 최지만(22·시애틀)에 대해 극찬했다.

존슨 코치는 지난 25일(한국시간) 투산 파드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만난 동아닷컴 취재진에게 “최지만은 이미 메이저리그 급 타자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이다.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애틀 지역 일간지는 최근 “최지만은 장차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충분히 시즌 홈런 25개를 칠 수 있는 타자”라고 전망했다. 마이너리그 홈페이지(milb.com) 는 “최지만을 올 한해 가장 급성장한 그래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시애틀 유망주”라고 소개했다.

최지만에 대한 존슨 코치의 호평을 소속팀 선수에 대한 단순한 립서비스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존슨 코치는 지난 1982년 디트로이트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후 뉴욕 메츠와 콜로라도를 거쳐 시카고 컵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13년간이나 빅리그 무대를 누빈 베테랑 선수출신이다.

존슨은 또 월드시리즈 우승(2회)은 물론 올스타와 실버슬러거 상도 2차례나 수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991년에는 내셔널리그 타점(117점)과 홈런(38개)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한 경력도 있다. 누구보다 더 타자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안목이 정확할 수 밖에 없다.

최지만(왼쪽)이 하워드 존슨 타격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동아닷컴DB

존슨 코치에게 최지만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묻자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최지만을 스프링캠프 때부터 눈 여겨 봤다. 스윙이 간결하고 무리가 없으며 배트스피드 또한 일품이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자면 최근 스윙 때 오른발이 배트와 함께 나온다. 오른발이 먼저 땅에 닿은 후 스윙을 해야 정확한 타격은 물론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최지만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 타석 배트 중심으로 정확히 공을 때려냈고, 야수정면으로만 가지 않았다면 모두 장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와 함께 클럽하우스로 이동하던 최지만은 존슨코치를 붙잡고 또 다시 자신의 타격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존슨은 “타격연습 때 지적한 내용을 정확히 습득하고 이행했다. 오늘처럼만 하면 트리플 A에서도 분명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최지만의 빠른 습득력과 노력하는 자세에 대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최지만이 경기를 마치고 숙소인 호텔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밤 11시가 넘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하루 종일 연습과 시합을 하느라 무척 피곤해 보였다.
그러나 최지만은 오늘 경기를 복귀해야 한다며 침대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야구배트를 들고 호텔 주차장으로 나가 달빛을 벗삼아 스윙연습을 시작했다.

뒤늦게 호텔에 도착한 최지만의 팀 동료들이 “주말인데 한 잔 하러 가자”며 최지만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No thank you.”

야구배트를 잡고 약 삼십 분쯤 허공을 가르던 최지만이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배트를 내려났다. 기자는 이때다 싶어 그에게 “한 참 나이인데 너무 운동만 하는 거 아니냐? 동료들과 함께 놀고 싶지 않냐”고 물었다.

“저는 술과 담배는 하지 않지만 가끔은 친구나 동료들처럼 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노는 건 나이가 들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야구는 지금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습니다. 장차 제가 어떤 선수로 은퇴하게 될 지 모르지만 적어도 훗날 ‘그 때 더 열심히 할 걸’이란 후회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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