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롯데 덕아웃 찾아갔다가 본전도 못찾은 손승락

입력 2013-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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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손승락. 스포츠동아DB

넥센 손승락. 스포츠동아DB

넥센 손승락(31·사진)은 4일 목동 경기에 앞서 롯데 덕아웃을 찾았다. 은사였던 롯데 정민태 투수코치를 비롯해 인사를 나눌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때마침 3일 경기에서 맹활약한 롯데 손아섭(26)이 다가오자 손승락은 이렇게 큰 소리로 외쳤다. “야구천재!”

이때부터 손승락의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손아섭이 “(마무리투수인) 승낙이 형 공을 칠 기회가 없어서 아쉽다”고 짐짓 약을 올리자, 곁에 있던 롯데 포수 강민호(28) 역시 “아섭이가 승락이 형 공을 치고 특유의 세리머니를 해서 약을 올려야 했다”고 거들었다. 물론 손승락도 “내가 다음 타석에서 무릎을 맞힐 수도 있다. 선수생명에 지장 있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손아섭의 한마디에 상황이 정리됐다. “괜찮아요. 형한테는 두 타석까지 들어설 일이 없을 테니까.” 손승락이 “입담이 살아있네”라고 웃으며 물러날 수밖에.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은 정 코치도 제자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3일까지 36세이브를 따낸 손승락에게 세이브 수를 묻더니 “벌써? 나랑 있을 때는 26개(2010년)로 구원왕도 하더니”라고 놀라는 척했다. 손승락은 조용히 “그땐 팀이 7위였다”고 항변할 뿐. 그러나 이내 정 코치가 덧붙였다. “아, 우리 팀에 손승락 하나만 있어도 고민이 훨씬 덜 할 텐데.” 사실은 이게 진심이었던 듯하다. 손승락의 얼굴에도 멋쩍은 웃음이 번졌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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