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칼럼] 잇따른 리얼 버라이어티 논란, 출연자만 비난 화살 문제있다

입력 2013-09-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SBS

■ 논란의 ‘송포유’ 제작진 책임론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송포유’ 논란이 거세다. 일부 학교 폭력 가해 학생들을 미화했다는 비판에 이어 합창대회가 열린 폴란드에서 클럽에 출입한 후기까지 공개되며 후폭풍이 만만찮다.

‘송포유’ 1∼2회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친구들을 괴롭힌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거나 음주나 흡연, 문신을 한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탔다. 자극적인 스토리로 시작해 마지막 편에서 감동을 극대화하려는 제작진의 의도를 예상케 하는 편집이었다. 하지만 재미와 감동에 집착하느라 제작진이 폭력 피해자들은 물론 가해 학생들까지 겪을지 모를 2차 피해와 논란을 사전에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시선은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여러 문제를 앓는 10대들이 합창대회라는 목표를 향해가며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과 갈등, 화해 등을 담으려 했다”면서 “본의 아니게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논란이 가열된 상황에서 뒤늦은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극적이고 과대포장에만 치우친 프로그램 제작 관행은 이미 여러 차례 논란으로 번졌다. 소방관 체험 버라이어티인 SBS ‘심장이 뛴다’에서 짜증스런 태도와 촬영 거부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조동혁은 자극적인 편집의 희생양이 됐다. 카라의 구하라 등은 MBC ‘라디오스타’에서 짓궂은 MC들의 질문에 정색하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입길에 올랐다.

이처럼 최근 일부 누리꾼이 방송 출연자들의 사소한 행동에도 거창한 의미를 부여해 논란을 부추기는 세태를 방송 관계자들은 더욱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일단 논란거리가 되면 비난의 화살은 온통 출연자를 향한다. 제작진은 논란이 커져 최악의 순간이 되어서야 대책을 강구하기 바쁘다. 방송에 최선을 다한 출연진에게 최소한의 방패가 되어 주기는커녕 여전히 시청률에 목매기 바쁘다.

언제까지 출연자는 제작진의 과욕이 부른 논란의 희생양으로 상처를 안아야 하는 걸까.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