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김진수 “포스트 이영표?…선배처럼 기복없는 선수 되겠다”

입력 2013-10-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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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가 대선배 이영표(밴쿠버)를 롤 모델로 밝히며 브라질전 활약을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박주호·윤석영 형들과 선의의 경쟁 다짐
동갑내기 절친 손흥민, 나에게 큰 자극제
브라질전, 정확한 크로스 보여주고 싶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2013년 7월 동아시안컵 데뷔전을 앞두고 낯선 이름의 선수를 뽑았다. 알비렉스 니가타(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진수(21)가 그 주인공.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8강 진출을 이뤘지만 성인 무대에선 알려진 게 없었다. 그러나 단 1경기만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호주전에서 풀타임 출전하며 안정된 수비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9월 2차례 평가전에서 숨을 고른 그는 10월 브라질 및 말리와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그는 2일 스포츠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파가 합류해 첫 발탁과는 느낌이 다르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 포스트 이영표? 롤 모델 이영표!

한국축구는 이영표가 은퇴한 뒤로 왼쪽 측면 수비수를 찾지 못했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지적받았다. 호주전은 김진수의 가능성을 알린 무대였다. 이날 경기를 통해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아직 어린 나이. 축구팬들은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수 있는 밝은 미래를 주목했다. ‘포스트 이영표’가 출현했다고 반겼다. 하지만 김진수는 차분했다. 후한 평가가 반갑지만 ‘포스트 이영표’에는 고개를 가로지었다. 그는 “말씀만으로 충분히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저는 대표팀에 갓 입문한 새내기다. 배울 것도 많고 보여드려야 할 게 많이 남았다”고 몸을 낮췄다.

사실 이영표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자신의 롤 모델이다. 그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흉내도 내고 많은 걸 배워나갔다. 가장 높이 사는 건 성실함이다. 그는 “이영표 선배처럼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 꾸준한 경기력 때문에 선배가 지금까지 현역 생활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씩 배워나가고 싶다. 잃을 것보단 얻을 게 더 많은 나이다. 그는 “더 욕심을 내서 뭔가를 보여주거나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해야 되는 만큼만 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없는 걸 보여드릴 순 없다”고 웃었다.


● 박주호-윤석영, TV로 봐온 선배

홍 감독은 왼쪽 측면 수비수에 박주호(마인츠05),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 김진수 등 3명을 선발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3명을 뽑은 건 이례적인 일. 홍 감독은 “셋 다 다른 유형을 갖고 있어 훈련을 통해 검증 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객관적인 평가에서 분명 김진수가 처진다. 그러나 도전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형들의 경기를 TV로만 봐왔지, 같이 운동해 본 적은 없다. 유럽에서 뛰고 있다는 건 나은 부분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소속팀의 야나기시타 마사아키 감독에게 박주호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마사아키 감독은 박주호가 주빌로 이와타(일본)에 몸담았을 당시 은사다. 그는 “감독님께서 주호형 얘기를 많이 하셨다. 형한테 일본생활과 유럽으로 넘어갔을 때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말리전에서 누가 선발로 나설지는 정해진 게 없다. 1∼2명은 경기를 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진수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저도 대표 선수로 부름을 받았다. 형들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


● ‘절친’ 손흥민 신선한 자극제

김진수는 대표팀 막내. 그러나 외롭진 않다. ‘동갑내기’ 절친들이 손발을 맞춘다. 2009년 U-17 월드컵 당시 한솥밥을 먹었던 손흥민(레버쿠젠), 윤일록(FC서울)이 함께 한다. 손흥민은 대회 이후 4년 만에 처음 얼굴을 맞댄다. 그는 “흥민이의 경기를 지켜보며 항상 응원하고 있다”고 웃었다. 절친의 활약에 좋은 자극을 받고 있다. 그는 “흥민이가 잘 하고 있으니까 저도 그만큼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일록이도 한국에서 잘 하고 있어 신선한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브라질전 출격을 꿈꾼다. 그는 “세계적인 측면 수비수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나 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를 보면서 어떻게 공격하는지 살펴봤는데 실제로 만나게 됐다. 경기에 나선다면 대표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정확한 크로스 등을 보여주고 싶다. 제 수준을 가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진수는? 생년월일 : 1992년 6월 13일 -신체조건 : 177cm 67kg -포지션 : 왼쪽 측면 수비수 -학력사항 : 신갈고-경희대 -프로경력 : 알비렉스 니가타(2012∼) -대표경력 : U-17, U-20, U-23(올림픽대표팀), A매치 2회 출전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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