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야구에 이대호·유희관·리즈 떴다

입력 2013-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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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에서 열린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올스타전에서 ‘여자 이대호(오릭스)-유희관(두산)-리즈(LG)’ 트리오가 떴다. 이솔잎 씨(가운데)는 남다른 타격실력으로 ‘여자 이대호’로 불린다. 양미현 씨(왼쪽)는 유희관처럼 완급조절이 무기. 유경희 씨는 리즈처럼 빠른 공을 갖춘 이닝이터다. 익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LG배 여자야구 올스타전 이색 3인방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주최 LG전자·익산시, 주관 한국여자야구연맹·익산시야구협회) 올스타전이 12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에서 열렸다. 올해 올스타전에는 한국여자야구연맹이 엄선한 40명의 선수가 참가했고, 이한수 익산시장과 남상건 LG전자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이 시타와 시구를 맡았다. ‘LG G2팀’과 ‘LG 디오스팀’으로 나뉘어 벌인 이날 경기에선 ‘LG 디오스팀’이 8-7로 승리했다. 한국여자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특히 강한 개성을 보인 3명의 선수가 눈에 띄었다.


장타력·타격폼 이대호 판박이
발도 빨라 그라운드 홈런 거뜬
입문 2년 만에 경계 대상 1호

● ‘여자 이대호’ 이솔잎 씨


LG 디오스팀 이솔잎(26·서울 떳다볼) 씨는 남다른 타격실력 덕분에 ‘여자 이대호’로 불린다. 타격폼도 이대호(오릭스)와 비슷하고, 밀어치는 데도 능하다. 이대호와 다른 점은 발도 빠르다는 것이다. 장타력에 주력까지 갖추고 있어 그라운드 홈런도 종종 기록한다. 한 시즌 10개의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할 능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아직 정규구장에서 열린 한국여자야구 경기에서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나온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이솔잎 씨는 비거리 약 90m의 타구를 날린 적이 있다. 그라운드 밖으로 타구를 보낼 후보를 꼽으라면, 단연 그녀가 1순위다. 중앙대 체대를 졸업한 그녀는 학창시절부터 농구·축구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겼다. 지난해 여자야구무대에 데뷔한 뒤로도 타고난 운동능력을 뽐냈다. 야구 입문 2년 만에 경계대상 1호 타자가 됐다. 그녀가 타석에 서면 상대팀 외야수들은 외야 깊숙한 곳으로 수비위치를 잡을 정도다. 이솔잎 씨는 “여자 이대호라고 불리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대호 선수에게 내 폼을 보여주고 싶다”며 웃었다.


타이밍 뺏는 ‘아리랑 볼’ 구사
‘느림의 미학’ 유희관 연상시켜
좌우 코너워크 제구력 뛰어나

● ‘여자 유희관’ 양미현 씨


LG 디오스팀 양미현(34·구리 나인빅스) 씨는 ‘느림의 미학’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다. 이른바 ‘아리랑 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이 공 다음으로 던지는 직구는 타자 입장에서 속도가 더 빠르게 느껴진다. 두산 유희관을 연상시킨다. 그녀의 장점은 완급조절뿐만이 아니다. 좌우 코너워크 역시 뛰어나다. 언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볼넷을 남발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등판하면 경기 진행 자체가 매끄러워진다. 2011년 제5회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배 전국여자야구대회 최우수선수상, 2013년 제7회 KBO 총재배 전국여자야구대회 우수투수상 등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로 야구에 입문한지는 7년째. 손 끝 감각을 타고난 편이라, 바느질 등 손을 사용하는 일에는 모두 능숙하다. 유난히 머릿결을 소중히 여겨 별명은 ‘엘라스틴’. 양미현 씨는 “TV 중계로 내 공을 보면, 회사 남자동료들이 모두 ‘너무 느리다’며 웃는다. 하지만 막상 캐치볼을 하면 깜짝 놀란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고 구속 95km 뿌리는 에이스
‘이닝이터’ 면모까지 리즈 닮은꼴
1경기 130개 던지는 강철 체력

● ‘여자 리즈’ 유경희 씨


2013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202.2이닝)하고,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리즈(LG)다. LG G2팀 유경희(34·고양 레이커스) 씨의 투구는 리즈를 닮았다. 최고 구속은 95km. 여자야구에선 위력적 스피드다. 소프트볼 선수 출신인 그녀는 현재 서울 신정여중 소프트볼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2008년과 2010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더 나은 공을 던지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직업선수 수준이다. 이틀에 한 번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거의 매일 팔굽혀펴기 100개를 소화한다. 제구력과 체력도 좋아서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갖췄다. 1경기에서 130개의 공을 던진 적도 있을 정도다. 에이스로서 매 경기 등판하다 보니 별명도 ‘유노예.’ 유경희 씨는 “투수는 역시 제구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목표는 빠른 공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익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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