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잔칫집서 소란 피운 창원시

입력 2013-10-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시의원들, NC 새 야구장 관련 항의 방문
고성 지르며 KBO 관계자 면담 요구 눈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더니, 이제는 기본적 예의도 상실한 모양이다. 편의대로 약속을 뒤집더니 급기야는 막무가내식이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이 열린 14일 목동구장. 경기 시작 직전인 오후 6시께 주출입구 앞에서 큰 소동이 일었다. 김성일 부의장 등 창원시의원 7명 일행이 한국야구위원회(KBO) 고위관계자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KBO와 NC의 새 야구장 입지 변경 요구 등 행정간섭 중단촉구 결의안’을 전달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문서의 내용은 8일 창원시의회에서 결의해 이미 공개된 것이었지만, 이들은 굳이 양해영 KBO 사무총장을 찾아 직접 전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에 앞서 이들은 직원 대부분이 준PO 행사 진행 차 자리를 비운 KBO 사무실을 약속도 없이 찾아가 사무실을 지키던 KBO 여직원이 두려움을 느낄 정도의 상식 밖 행동도 일삼았다.

제9구단 NC를 유치하기 위해 장밋빛 공약을 내걸었던 창원시는 박완수 시장이 기존 약속을 뒤집어 신축구장 건립비용을 NC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시의 편의에 따라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새 구장 건립장소로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등 독단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KBO와 NC가 난색을 표시하며 시정을 요구한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처사다. 여론에서 밀린 창원시는 이제 시의회를 앞세워 KBO와 NC의 목소리를 ‘행정간섭’으로 몰아세우는 어이없는 행태마저 불사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은 야구팬 전체가 하나가 돼 치르는 잔치다.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지만 굳이 잔칫날 한바탕 소란을 피울 이유까지는 없지 않을까. “우리는 그 문서를 받을 이유도 없다. 그보다도 먼저 소란을 피우는 등 예의에 어긋난 행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는 양해영 KBO 사무총장의 호통에 쑥스러운 듯 “잘못했다”며 문서를 내민 김성일 부의장의 얼굴이 창원시의 궁색한 논리만큼이나 안쓰럽게 느껴졌다.

목동|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뉴스스탠드